(42) 책상 위의 단상 2013-11-14 13:34 학창 시절 저의 꿈은 작은 시골 마을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매일 매일 고사리 같은 손들이 왁스로 광을 내놓은 마룻바닥 위에 올망졸망한 책상과 걸상들이 놓여 있고,
오른 켠엔 열심히 발을 굴려야 하…
(40) 나는 저에게로 가려니와 2013-11-07 08:47 아이의 죽음 앞에 땅에서 일어나 몸을 씻고 기름을 바르고 의복을 갈아입은 다윗은
여호와의 전에 들어가 경배를 합니다.
그리고, 궁으로 돌아와 밥을 먹습니다.
참담하게 일어난 일로 왕의 훼상함을 걱정하…
(39) 이별에 대하여 2013-11-07 08:47 모든 살아있는 것은
정오의 그 따뜻한 시간을 지나면 중심을 거쳐 쓸쓸하게 변경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날 시내를 거닐다, 이렇게 밤이 되고 캄캄해지면
그 지나갔던 오후의 시간들이 꿈…
(29) 사라지는 것과 영원한 것 2013-09-03 15:47 예기치 않게 작은 강아지가 생긴 후로 저는 애완동물 가게에 자주 들릅니다.
그 곳에 가면 또 다른 작은 세상들을 볼 수 있습니다.
사막의 모래 더미 위의 도마뱀들이 사는 세상도 있고,
밀림 속 거북이들의 세상도 있…
(28) 서울에서 온 크리스마스 카드 2013-09-03 15:46 성탄절과 연말 연시를 맞아 우리 교인들과 지인들에게 카드를 여러 통 받았습니다.
그렇게 서로 감사의 마음을 품고 산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한국에서 한 통의 카드와 왔습니다.
어느 70…
(27) 송구영신 2013-09-03 15:45 2006년 마지막 날, 다른 교회에서는 송구영신 예배가 한창일 때
한 교회의 담임 목사인 저는 쿨쿨 신나게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오직 한국 교회에만 있는 송구영신 예배의 기원은,
묵은 해가 가고 새해가 시작되는 섣…
(26) 한 말씀만 하소서 2013-08-25 12:19 소설가 박완서 씨가 아들을 잃고 고통 중에 쓴 글입니다.
천주교 신자인 저자가 하나님께 묻는 항변이요,
본인의 말로는 포악과 저주라고까지 표현하는 몸부림입니다.
어느 날 그 분이 깨달은 신앙적 해답에 동…
(24) 선암사의 흰 매화 2013-08-12 15:13 정말 진리가 기독교에만 있는 것일까를 고민하던 대학 시절,
전국의 고승들을 찾아 다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합천 해인사를 찾아 성철 스님의 자취를 더듬어 보기도 했고,
화엄경의 대가 탄허 스님을 찾아 사흘 동안 …
(23) 비가 오네요 2013-08-12 15:12 이른 새벽입니다. 비가 내리네요.
이곳 LA 에서는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처마를 흘러내리는 빗소리를 듣습니다.
청아하다는 표현, 이럴 때 어울리는 군요.
오랫동안 메말라 있던 땅에 빗방울이 듣기 시작할 때
풋풋…
(21) 사랑 (1) 2013-08-03 21:06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을 해 봅시다.
그런데, 그 사람과의 현실적 연합은 또 불가능한 상태라고 해 봅시다.
상태적 연합은 이미 이루어져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랑하는 사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