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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2-04 08:58
   "돼지" 저울에 오르다 - 서울 조규만님 글
 글쓴이 : admin
    조회 : 24,021  


몇일전 나이 오십에 처음으로 침대에서 떨어졌습니다.
쿵~하는 엄청난 소리가 저에게도 들렸습니다. 절묘하게 뒤로 떨어졌으니 망정이지 앞으로 떨어졌으면 이빨 몇개 나갈뻔 했습니다. 멍한 상태에서 아내의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리고 이게 무슨 소리냐고 뛰어 들어오는 딸뇬의 목소리도 들려 옵니다. 어기적 어기적 침대위로 다시 기어 올라오는데 아내와 딸뇬이 꺄르르 웃으며 정답게 나누는 대화소리가 들려옵니다...... 듣고나니 화가 납니다.
"냐하하....이게 무슨 소린가 했어..... 그나저나 아래층 사람들은 얼마나 놀랐겠어....아침 댓바람에....푸하하...." 
쪽팔리기도 하고 졸리기도 해서 그냥 모르는척 다시 잠을 청했지만 남편보다 아랫집 아저씨를 더 걱정하는 부양가족들이 원망스럽더군요. 다시 잠을 청하며 비몽사몽간에 아닌게 아니라 때가 때이니 만큼 아랫층에서 무슨 폭탄 떨어지는줄 알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추 0.1톤이 얼추 1미터 위에서 떨어지는 소리라니....아래층 사람들 놀라긴 놀랬겠다....음냐 음냐......'
 
제가 가끔 드럽게 할일이 없는데 배가 고플때 하는 짓이 있습니다. 
먼저 혼자 먹을 만큼의 고기를 사옵니다. 그리고 옷을 홀랑 벗습니다. 그리고 몸무게를 달아 봅니다. 그리고는 고기를 혼자 쳐묵쳐묵 다 먹습니다. 밥도 없고 상추도 없이 소금에 찍어 먹습니다. 참기름까지는 됩니다. 그리고는 다시 잽싸게 몸무게를 확인해 봅니다. 고기 먹기 전 몸무게에서 고기 먹은후 몸무게를 뺍니다. 그리고는 고기 포장지에 있는 고기가 몇그램인지를 확인해 봅니다. 고기 먹은 후 몸무게-고기 먹기전 몸무게=포장해온 고기의 중량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단 한번도 포장해온 고기의 그램수가 나오지 않습니다. 고민에 빠집니다.
정육점이 중량을 속인것인가.....고기를 굽다보니 수분이 날라간것인가.....
 
또 제가 가끔 드럽게 할일이 없는데 배가 아플때 하는 짓이 있습니다.
먼저 응가가 생각 날때까지 기다립니다. 응가 신호가 오면 잽싸게 옷을 다 벗은 후 몸무게를 잽니다. 그리고는 그대로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봅니다. 그리고는 볼일을 마친후 다시 몸무게를 잽니다. 화장실 가기전 몸무게-화장실 다녀온후 몸무게=방금전 배출된 대소변의 중량입니다.
가끔 깜짝 놀랍니다. 아니 미숙아 하나가 몸에서 나갔네?? 하면서 놀랍니다. 그런데 진짜 놀라는 날이 있습니다. 분명 엄청 뭔가가 몸에서 분리되어 나간거 같은데...... 겨우 몇십그램만이 빠져 나갔을때 입니다. 신기합니다. 그렇다고 그것들의 양을 직접 재어 볼 방법은 딱히.....
물론 다행스럽게도 몸무게가 더 늘어난 날은 하루도 없었습니다..... 

저처럼 할일없는 인간들은 국제적 역사적으로 널린듯 합니다.
1901년에 던컨 맥두걸이라는 의사가 인간영혼의 무게를 발표했습니다. 그 유명한 21그램 이야기입니다. 죽음을 앞둔 환자의 죽기 전 몸무게에서 임종 후 몸무게를 뺐더니21그램의 차이를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호기심 많은 의사 아저씨가 개도 실험을 했답니다. 그런데 개는 죽은 후와 죽기 전의 차이가 없었다는 겁니다. 얼마나 스스로 놀라운 발견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오버를 했을런지....지금 생각해보면 참.....ㅋㅋ
훗날 겨우 환자 여섯명을 가지고 실험한 것 자체가 표본수가 너무 적었고 평균적으로 21그램이 줄어든 것도 아니었으며 과학적으로 사람이 죽으면 폐가 혈관 속 혈액의 열을 식혀주지 못해 땀이 일시적으로 분출되어 약간의 무게가 줄어든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저 어느 할일 없었던 호기심 많은 조상님중 한분의 황당한 해프닝으로 마무리 되었답니다. 땀샘이 없는 개는 그래서 죽어도 몸무게가 줄어들지 않았다는 거라는군요. 그런데 이아저씨 설마 실험용으로 사용된 개15마리는 실험을 위해 일부러 죽인건 아닌가 싶어 찜찜합니다.
 
뭔가 좀 있어보이는 감독들은 자신만의 시리즈를 내놓기도 합니다.
애마부인 원투쓰리 이런거 말구요, 뭐랄까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지만 일종의 흐름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영상으로 알리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가 유명합니다.
1편이 송강호 주연의 '복수는 나의 것'이었고, 2편이 다 아시는 '올드보이' 그리고 마지막 3편은 어느 교회의 훌룡한 목사님이 그 교회의 슬로건이라고 농담아닌 농담을 했던 너나 잘하세요의 '친절한 금자씨'입니다. 복수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군상의 잔악함이랄까 혹은 인간성의 무력함을 잘 표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 나름의 주제를 가지고 영화를 만든 감독 중 한명이 오늘 말씀드릴 영화 '21그램'의 감독입니다.
멕시코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입니다. 2014년 아카데미를 석권한 영화 '버드맨'의 감독으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죽음의 3부작이라고 불리우는 이 영화들은 1편이 '아모레스 페로스' 2편이 '21그램' 그리고 마지막이 칸느에서 감독상을 받은 브래드 피트 주연의 '바벨'이라는 작품입니다. 김성수목사님도 설교중 언급하셨던 아모레스 페로스와 21그램은 정말 볼만한 영화입니다. 그 중 21그램이라는 영화의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시작하면서 관객들에게 달콤 쌉싸름한 혼란을 선물합니다.
그의 영화는 문법적으로 무척 어렵습니다. 강한 집중력을 요하기는 하는데 무질서한듯 하면서 자로 잰듯한 치밀한 연출력으로 인해 관객은 저절로 집중하게 되어 시간이 가는줄 모르고 그의 손에 이끌려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영화에는 세명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처음에는 도무지 그 정체를 가늠할 수 없는 우리의 명배우 '숀 펜(폴)' 그리고 슬프도록 아름답게 나오는 미망인 역할의 '나오미 왓츠(펙)'와 이 영화 속에서 가장 저의 눈길을 끄는 그리스도인 '베네치오 델 토로(잭)'입니다. 
이 영화는 폴과 펙 그리고 두사람을 운명적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맡게되는 잭의 이야기입니다. 

잭은 예수 믿고 개과천선한 사람입니다. 교회봉사도 열심입니다. 불량청소년과 상담해주는 모습이 나옵니다. 삐딱하게 세상 포기한듯 사는 젊은 친구에게 자기처럼 예수 믿고 성경 읽고 믿음을 가져 구원 받으라고 권합니다. 시큰둥해 하는 그친구를 잭은 밖으로 데리고 나갑니다. 그리고는 주차 된 자신의 트럭을 보여줍니다. 트럭의 뒤에는'Faith'라고 크게 쓰여 있고 차 옆면에는 'Believe in the Lord'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 트럭은 자신의 복권이 당첨되어 사게 되었는데 그것은 모두 예수님의 뜻이라는 겁니다. 주시는 것도 앗아 가시는 것도 다 그분의 뜻이라고 얘기합니다. 
말도 안되는 얘기하지 말라는 젊은이에게 잭은 무서운 표정으로 모자를 벗으라고 하고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주님은 네머리카락 한올의 떨림도 아셔......"
그런 잭의 하나님은 잭의 생일날 잭의 생각대로 그에게 놀라운 떨림을 선물하십니다. 생일파티를 위해 그트럭을 몰고 집을 가던중 그만 길을 가던 두 여자아이와 그 아이들의 아버지를 잭이 교통사고로 죽게 합니다. 잭은 도망쳐 버립니다. 구할 수도 있었던 생명을 버려두고 집으로 가버립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들의 두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그냥 덮어 버리자고 하는 아내에게 주님의 뜻이라며 결국 자수를 합니다. 감옥에서 식음을 전폐하고 고통 속에 누워있는 잭에게 교회의 목사님이 면회를 옵니다. 목사님과 잭이 대화를 나눕니다. "잭, 주님은 고통을 없애러 오신게 아니야. 그걸 감내하는 힘을 주러 오셨어...."
"아마 이고통을 원하셨겠지...." "그건 사고였을 뿐이야...." "아니, 사고가 아니야. 나를 선택하신거지...." "잭...주님께 자비를 구하게...." "그게 그냥 사고라면 왜 자비를 구해야 하는거지?"

잭은 계시록의 성경구절들을 읊어대며 성경을 발로 차버립니다. 그리고는 주님은 자신을 버렸다고 얘기합니다. 목사가 그런 얘기하면 지옥에 간다고 그만 하라고 하자 잭이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얘기합니다. "지옥? 여기가 지옥이야, 바로 여기가.... 원하는 건 다했어. 회개했고 내 삶 전부를 드렸어. 그런데 날 버리셨지. 망할 놈의 트럭을 주셨고 그것으로 세사람을 죽이게 하셨어.... 하지만 그들을 구할 용기는 주지 않았지....."
목사가 그에게 소리칩니다. 신을 모독하지 말라고 그분의 뜻이 아니라고.... 잭은 목사에게 얘기합니다. "머리카락 한올의 떨림도 아시는 주님이라며.....당신이 내게 가르친거야......" 
그리고 얼마 후 잭은 결국 교도소의 샤워실에서 목을 매달아 자살을 시도합니다.

하나님은 저에게 늘 1순위이셨습니다. 적어도 말로는 그렇게 얘기했고 그렇게 생각했고 그렇게 기도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보다도 하나님이 우선이시고 너무도 달콤한 돈보다도 우선이시며 저의 모든 생각과 모든 바람들 중에서도 하나님은 제일 첫머리에 우선하여 등장하는 분이십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저의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1순위도 하나님 2순위도 하나님 3순위도 하나님..... 그렇게 저의 모든 삶이 하나님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그저 제 삶의 찌꺼기 같은 세상의 우선순위들을 지키고 보전하기 위한 한없이 가벼운 미말의 순위셨고 보험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 삶과 존재의 감내하기 힘든 초라해짐과 가벼워짐을 스스로 용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살겠다고 잘도 읊조리면서도 올라설만하면 밀어내시고 나아질만하면 찌르시는 하나님에게 이제 그만 좀 하시라고 왜 나한테만 이러시냐고 화를 내며 원망했습니다. 
그러다가도 곧 나보다 더 힘든 분들을 생각하며 그래도 이렇게 살아 숨쉬게 하시고 당신을 기억하게 하시고 당신을 바라보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그리 마음에 있지 않은 말들을 내뱉었습니다. 두려웠습니다. 더 깊은 수렁과 더 깊은 고통과 더 무가치한 없음의 자리로 내려가게 하실까봐 무서웠습니다. 
하나님의 사랑도 갖고 싶고 세상의 가치도 갖고 싶었습니다. 한손에 걸쳐진 세상의 끈과 세상에 슬며시 올려놓은 발하나를 빼기가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눈치를 보며 그나마 있는거라도, 그나마 느끼는 존재의 알량한 무게라도 지키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전부, 모든것을 비우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안에 예수를 채우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됩니다. 아니 전혀 안됩니다. 우리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모든것을 버리심으로 우리에게 모든것을 채워 주셨다는데 저는 도무지 버릴 수가 없습니다. 버려지지가 않습니다. 비워지지도 비울 수도 없습니다. 비워라 그러면 채워준다?....... 이 패러독스는 언제나 저같은 어리석은 자의 머릿속에서는 그저 현란한 언어유희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자꾸 세상 저울 위에 올라가 무게를 재어 봅니다. 어제보다 살지고 남들보다 실해 보이는 존재가 되고 싶어서 세상 저울 위에서 아우성을 치고 있습니다. 참 어렵습니다. 이제 좀 알것 같은데 더욱 모르게 되는 이 어리석음이 두렵습니다.
잠을 깨어보니 1미터도 안되는 침대에서 떨어지는 것만으로도 허리와 골반이 아파 고통스러웠습니다. 침대에서 떨어지기 전 꿈속에서 저는 한없이 높은 어느 뾰족한 봉우리 꼭대기의 끝을 두팔고 부여안고 사방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등 뒷편에는 깎아지른 절벽이 보이는데 팔이 닿지가 않습니다. 밑을 내려다보니 그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아 도무지 내려갈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꼭대기에 매달려 저는 생각했습니다. 누군가 나를 건져 주지 않을까..........
하지만 저는 결국 떨어졌습니다. 비록 다행히 영원한 죽음이 아닌 수십센티 아래의 침대였지만 말입니다.
 
영화 속 잭의 모습은 믿음이 약한 어느 나약한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그만큼 치열하고 그만큼 열심히 하나님께 다가서려고 노력해 본적도 없으니 말입니다. 세월이 흘러 석방된 잭은 집을 떠나서 자학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날 여관에서 죽음을 직면하게 됩니다. 자신의 사랑하는 두딸과 남편을 죽게 만든 잭을 죽여 달라고 부탁하는 펙의 부탁으로 폴이 다가옵니다. 폴은 그녀가 사랑했던 남편의 심장을 이식 받았습니다. 그런 그가 잭을 죽이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이식받은 심장에 총을 쏘면서 영화 속 갈등은 마무리됩니다.
영화 마지막 부분의 나래이션에서 폴이 묻습니다. '21그램의 무게의 의미는 무엇일까...... '
사람이 죽으면서 빠지는 무게가 21그램이고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영화는 얘기하는 것이니 결국 '우리 영혼의 의미는 무엇일까......'라고 영화는 우리에게 물어봅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잭과 펙이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물이 없어 폐허가 되어버린 세사람이 묵고 있던 여관의 수영장에 조용히 눈이 내리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역시 꿈보다 해몽인지는 몰라도 너무 복음적입니다.
제 영혼의 무게는 얼마쯤 나가는걸까요? 욕심 많은 돼지같은 제가 하나님에게 묻습니다. "예수님 저는 그나마 21그램도 안되는 형편없는 무게를 가진것 같아요....ㅠㅠ" 예수님이 저에게 얘기해 주시는듯 합니다.... "음....너는 잃어버린 한마리 돼지였으니까.... 아마도 99마리 돼지 무게 쯤?? ^^;;"


주님의 뜻이라며 자수해 버린 남편에게 면회 온 믿음이 없
는 잭의 아내가 잭에게 얘기합니다.
"Life goes on with or without God......." (삶은 계속 될거에요. 하나님과 함께든 아니든....)
영화 쇼생크탈출에서 주인공 앤디가 자유를 향하여 나가는 굴을 파면서 주머니에 흙을 담아 감옥 이곳 저곳에 그 흙을 버려 천국에 이르듯 딱 그만큼씩이라도 비워 내며 결국은 다 비우고 저도 집으로 가고 싶습니다.
그런데....화장실 들어갈때랑 나올때랑.....너무 달라요.......ㅠㅠ
저는 못해요....
주께서 해주셔야 합니다.
Life goes on with God.......




최미숙 15-12-05 20:20
    
물이없는 수영장에 내리는 눈의 은혜를 깨닫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또 귀한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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