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 메인 로그인 | 회원가입 |  사이트맵 |  14 (회원 0)  

Home >  칼럼/책 >  수필집-집으로 가자
 
작성일 : 13-12-03 14:44
   (46) 준비 없는 이별
 글쓴이 : njsmyrna
    조회 : 7,080  





'지난 시간 내 곁에서 머물러
행복했던 시간 들이
고맙다고 다시 또 살게 되어도
당신을 만나겠다고
아 그댈 보낼 오늘이
수월할 수 있도록
미운 기억을 주지 그랬어.


하루만 오늘 더 하루만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내게 줘
안 돼 지금은
이대로 떠나는 널
그냥 볼 수는 없어.'


우리 교회가 매년 떠나는 중국 조선족 중학교 영어 캠프에서

장기 자랑 때면 어김없이 들을 수 있는 노래입니다.

 

저는 조선족 아이들이 이 노래를 특별히 좋아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왜 아이들이 장기 자랑 때 그 노래를 부르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우리 선생님들과 헤어지는 것이 못내 아쉬웠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루만 오늘 더 하루만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고' 노래한 것이었습니다.


이번 중국 목단강시 조선족 중학교에서의 영어 캠프는

다른 해보다 감동적이고 아름다웠습니다.
첫 번째 날 서먹서먹했던 시간들을 두 번째 날부터 아이들이 먼저 깨 주었습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김밥을 싸 온 아이,
할머니에게 부턱해서 옥수수를 한 보따리 쪄 온 아이,
작은 선물들, 꽃다발, 그리고 정성이 담긴 편지들을 우리에게 쏟아 부어 주었습니다.


우리 선교 팀들은 오히려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선교를 끝내고 이렇게 아이들이 보고 싶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새벽 6시가 못되어 기차역까지 좇아 나온 아이들이 꽃다발을 한아름 우리에게 안겨 주었습니다.
선생님들 손에는 어느새 아이들이 밤을 새워 싸 온 도시락이 여러 개씩 들려 있었습니다.


선생님들 모두가 울었습니다.
그런 선생님들과 아이들을 바라보며 애써 눈물을 참고 기차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기차가 떠날 때까지

우리가 탄 칸 앞에 도열하고 서서 며칠 동안 함께 배웠던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불러 주었습니다.


그 아이들이 모두 울고 있었습니다.
"Deep deep oh~ deep down down, deep down in my heart ..."
"Making melody in my heart ..."
기차 안의 선생님들을 바라보면서 펑펑 우는 아이들,
그리고 그 선생님들에게 자기들이 배운 것을 애써 보여주려는 그 모습을 보면서
참고 참았던 눈믈이 터져 버렸습니다.


너무나 눈물이 나서 그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기차 천정을 오랫동안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기차가 떠날 때쯤 아이들이 "첨밀밀" 을 합창하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라고,
누가 그 노래 좀 불러 줄 수 있겠느냐는 그 말을 새겨들은 아이들이
기차가 떠날 무렵 그 노래를 합창해 주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기도를 했습니다.
"
하나님, 이 아이들 모두가 우리가 믿는 그 예수를 알 수 있게 해 달라고"
마음 속으로 정말 간절히 기도를 했습니다.
기차가 떠나자 아이들은 기차를 좇아 달려 왔습니다.

그리고, 연신 손을 흔들며 울었습니다.


우리는 한 동안 기차 안에서 통곡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싸 준 도시락을 열면서 또 한 번 통곡을 했습니다.
"
선생님, 밤새워서 싼 거니깐 맛있게 드세요"
도시락 마다 뚜껑에 작은 메모가 있었습니다.
그 도시락을 밤새워 싸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르자 또 그리움의 눈물이 쏟아지고 말았습니다.


선생님들은 미국에서 왔기 때문에 우리 학교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거라며
한국에서 오랜 만에 오신 엄마가 손수 담근 김치를 한 통 들고 와서

하얀 쌀밥과 함께 내어 놓던 고삼짜리 미나.
전교 3등짜리 얌전이 라림이,
그 동안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던 자기 이름을 선생님이 많이 불러 주어서 너무 좋았다는 국화,
한 쪽 눈 시력이 거의 보이지 않았던 사원이,
언제나 씩씩하게 나를 도와주었던 우리 반장 대식이,
기도라는 노래를 멋들어지게 불러주었던 추영이,
있는 듯 없는 듯 그러나 가장 성싱하게 모든 프로그램에 임해 주었던 성덕이,
눈썹이 짙은 학림이,
머리가 특이한 김림이,
멋쟁이 려나,
통통한 려화 춤을 아주 잘 추었던, 그리고 떠날 때 제일 많이 울었던 미월이, ...


잘들 지내고 있거라.
선생님이 너희를 위해 얼마나 열심히 기도하고 있는지 모를 거야.
명년에 만날 때는 우리 미월이처럼 너희들 모두가 다
"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을 선생님께 불러줄 수 있기를 하나님께 기도한단다.
그리고, 그 동토의 땅에서도
이미 그렇게 예수를 전해 듣고 퇴학을 불사하고 예수를 믿고 있는 너희 친구들처럼
너희들 모두에게 그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가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란단다.

 

모두들 건강하렴 ...






 
   
 

모임소개  |  로그인 
Copyright ⓒ 2023 뉴저지 교회 NJ Church, All rights reserved. Comment to nj.smyrna@gmail.com (T)201-658-3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