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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6-29 07:19
   (16) 아름다운 나비들의 비상(飛上)
 글쓴이 : njsmyrna
    조회 : 7,276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희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1930년대의 모더니스트 김기림의 시 <바다와 나비>의 한 연입니다.
이 시는 엄혹한 세상과 마주 선 낭만적 자아의 설렘과 좌절을 그리고 있습니다.
낭만적 자아는 바다를 '청(靑) 무 밭인가' 착각해서 물결에 내려 앉으려다가
어린 날개를 짠물에 적시고는 맥이 풀려 돌아오는 나비로 표상되고 있지요.

하지만, 저는 이 시의 한 부분만을 떼어내 의도적인 오독을 즐기곤 합니다.
의도적 오독으로 그 시를 바라보면 바다를 청 무 밭으로 착각하는 인식의 조야함보다는,
수심을 모르기에 바다 위를 겁도 없이 날아보는 그 천진함이 부럽게 됩니다.

몸으로 세상을 알기도 전에 학습된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기존의 질서가 쳐놓은 울타리 안에 즐거이 머무는 안일함,
역사의 여정에서 입은 상처의 기억 때문에
하늘을 향한 날개 짓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지리멸절에 식상했기 때문입니다.

신앙 생활을 하다 보면 주위에서 참 겁 없는 신앙의 '신인' 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제 새롭게 복음을 받아들이고 물 불 안 가리고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는
힘찬 바다 위의 날개 짓을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그들은 정말 신앙의 여정이 얼마나 깊은 심연 위의 비상인지를 모릅니다.
우리의 대적이 얼마나 강한 존재인지를 모릅니다.

'나' 라는 인간이 얼마나 어둡고 더러운지도 아직 파악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힘찬 날개 짓으로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아름다운 만용을 보입니다.
저는 그 만용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만용을 되찾고 싶습니다.
아니, 그 멋진 신인들이 끝까지 그 용기를 잃지 말기를 조바심 나는 마음으로 응원을 합니다.
그까짓 거 청 무 밭이 아니면 어떻습니까?
나의 고단한 날개가 바닷물에 좀 절여지면 어떻습니까?

어제 이번 기에 우리 서머나 교회에 새 가족으로 등록을 하신 분들이 주일 찬양을 하셨습니다.
그 중에는 이미 새벽 예배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나오시며 힘찬 바다 위의 비상을 시작하신 분들도
계시고 혹시 누가 알까봐 조용히 숨어서 봉사를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바다 위의 나비들입니다.
그 아름다운 비상이 결코 추락으로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찬양을 들었습니다.

때로는 바닷물에 날개가 절여지기도 하고,
때로는 짠 바닷물을 본의 아니게 들이키는 날도 있을 것입니다.
그 때 우리가 도와주십시다.
우리가 곁에서 잘 지켜보며, 박수쳐 주고, 응원해 주고, 때로는 날개를 적신 바닷물도 닦아주며,
그렇게 지켜주십시다.
그리고, 그 힘찬 비상이 목적지까지 아룸다운 여정이 될 수 있도록 힘껏 도웁시다.

하나님은 우리 성도들에게 많은 신인(新人)들을 소개하십니다.
우리가 그 분들 곁에서 응원자의 역할을 제대로 해 내지 못하면,
그들 중 많은 신인들이 깊은 바다로 추락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그 분들에게 기독교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려 드리십시오.
시중에서 나도는 괜한 기대를 품지 못하도록
우리가 져야 할 '십자가' 와 부인되어야 할 '자기' 에 대해 확실하게 알려 주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그 길을 가겠다.' 라고 나선 사람만이
진정 바다 위를 나는 나비로 출발할 수 있는 사람인 것입니다.
어줍지 않은 복 이야기 일랑 접어두십시오.
십자가는 우리가 져야 할 삶인 동시에 유일한 구원의 길이라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어제 설교를 해 주신 김복진 목사님의 마지막 한 마디가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
'서머나 교회가 바로 카타콤입니다. 카타콤이어야 합니다.'
맞습니다.
지하 감옥에 숨어서 평생을 보내며 습한 공기와 세균 때문에
대부분의 성도들이 문둥병이 걸려 죽어갔다던 그 카타콤에 여러분이 들어와 계신 것입니다.

서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시고 용기가 되어주시고
소망을 부추기는 아름답지만 치열한 바다 위의 나비들이 되어 주십시오.
그래야 끝까지 갈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주일 날 내 곁에 앉았던 그 나비를 떠 올리십시오.
그리고, 어깨를 감싸 안으십시오.
스파르타의 용사들이 자기 왼편 사람을 목숨 걸고 지켜내는 전술로 세계 최강의 전사들이 되었듯이
우리도 '나' 가 아닌 자기 곁에 있는 그 나비를 지켜내고 격려하는 가운데
최강의 영적 전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함께 힘내어 그 길을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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