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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2-16 14:55
   (67) 축도에 대하여
 글쓴이 : njsmyrna
    조회 : 7,139  




어떤 분이 축도 (benediction) 에 관한 질문을 해오셨습니다.

예배가 끝날 때 목사가 하는 축도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이가에 대해서요.
오래 전의 경험이기는 합니다만, 목사님을 청빙하기 어려웠던 시골의 여러 교회들에서
목사님이 있는 교회를 매우 부러워하는 것을 수차례 본 적이 있습니다.

어려운 형편 중에서도 전도사님이 아니라 목사님을 교역자로 청빙하기를 원하는 이유 중 하나가 
'축복기도' 때문이라 합니다.
예배를 마친 후 목사가 축복기도를 하고 교인들은 그 축복을 받아 한 주일 동안 살아가는 것이
커다란 힘이 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물론, 그러한 생각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 한국교회의 경우, 예배가 끝날 때 행하는 축도를 축복기도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축도는 결코 축복기도가 아니며, 그 둘은 서로 다른 것입니다.
'축복기도' 란 특정 사람이나 특정한 일을 위해 복을 빌어 주는 행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성경에는 종종 다른 성도들을 위해 축복기도를 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예배 후에 말씀을 맡은 자가 하는 축도와는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축도' 는 교인들에게 복을 빌어 주는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주님의 백성으로서 무리를 이룬 성도들 (교회) 가운데 확인되는
하나님의 언약의 선포와 수용입니다.
그러므로, 그 축도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맡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초대 교회에서는
회당이나 교회가 모이는 장소에서 바울의 서신서 등을 거의 그대로 읽어 내려갔습니다.
그 성경을 읽어주는 자가 듣는 자들을 상대로 간단한 해설을 곁들이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설교가 된 것이지요.
그렇게 읽어가면서 보통 서신의 맨 나중에 나오는,
하나님이 우리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부어 주시는 복의 내용이 어떤 것인지,
언약의 백성에게 약속하신 것이 어떤 것인지를 기록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교회) 무리와 함께 있을지어다, 아멘." (고린도후서 13:13) 하고 마무리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말씀을 대독하는 것이 축도입니다.
축복의 내용을 선포하는 것이지 축복을 빌어주는 기도가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목사가 축도 할 때만 살짝 들어가서 축복 받는다는 것은 참으로 무지의 소치인 것입니다.
그 시간은 목사의 축복 시간이 아닙니다.
목사가 축복권이 있나요?
성도로서 서로 서로 축복해 주는 것은 바람직한 것입니다만,
누군가가 축복권, 저주권을 가지고 그것을 행사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입니다.

그러니까 목사가 축도를 하는 것은,
하나님께 교회 멤버들의 축복을 간구하는 시간이 아닌 것입니다.
그러므로 겸손하게 축도를 한답시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교회) 무리와 함께 있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이렇게 기도하는 것은 오히려 교만의 소치인 것입니다.

자기가 축원하면 될 수도 있다는 오해를 불러 올 소지가 있지 않습니까?
예배가 끝날 무렵 행해지는 축도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주어진 복이 어떤 것인지를 그저 대독, 낭독하는 것이므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교회) 무리와 함께 있을지어다, 아멘." 하고 성경에 기록되 대로 낭독하는 것이 맞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한국교회가 검증해 보아야 할 내용 중 하나는 축도가 지나치게 난무하다는 사실입니다.
결혼식장에서도 축도를 하고, 장례식장에서도 축도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개업이나 회갑이나 생일잔치 같은 데서도 축도를 합니다.
복을 빌어 주기 위해서 그렇게 합니다.
우리의 그런 관행은 축도의 본질적인 의미를 모르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교회가 모이는 자리가 아닌 그런 자리에서 행해지는 축도는 올바른 것이 아닙니다.
축도는 오로지 교회로 모인 성도들의 예배 가운데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몸 된 교회의 상속을 의미하는 매우 중요한 표징이 되기도 합니다.

요즈음 예배당에서 어떤 의식을 거행할 때
예배의 말씀을 선포하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예우상 축도를 하도록 배려하는 식의 관행은
잘 점검되어야 할 것입니다.
축도는 말씀을 낭독하거나 강설하는 것의 연장이며 마무리이기 때문입니다.
축도의 내용 가운데는 인간의 어떠한 의도도 배제되어야 합니다.
단지 정해진 하나님의 언약을 예배를 통해 공적으로 선포하며 수용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우리 한국교회에서 행해지는 축도는
목사가 교인들에게 복을 빌어 주는 것인 양 본질적으로 크게 오해되고 있기 때문에
축도를 장황하게 늘여 자기 것으로 만들어 버리기 십상입니다.
축도에는 어떤 경우에도 자기 생각을 첨가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언약을 그의 교회가 그의 말씀을 통해 확인할 따름입니다.

그러므로, 축도를 하는 목사가, '모든 사람들에게 복을 내리도록 축원하노라.' 든지,
'하나님의 축복이 있을지어다.' 등의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축도하는 목사 자신이 그럴 만한 권한을 위임받은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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