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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3-21 07:01
   꽃피는 봄이 오면-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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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njsmyrna
    조회 : 9,164  




평범하다는 것, 일반적인 것은 그다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 합니다.
그러나 보편적이며 평범하며 일반 적이라는 것은 우리 인간에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일 겝니다.
우리가 태양과 공기와 바람과 비의 소중함을 모르듯, 우리 주변에 흔하게 널려있는 것들은 그렇게 홀대를 받기 일쑤입니다.
‘꽃 피는 봄이 오면‘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그저 그런 평범한 사는 이야기 입니다.
이 시대는 그런 평범을 달가와 하지 않는가봅니다.
그 영화는 그렇게 사랑을 받지 못 했다고 들었습니다.
자극 적이고 과장된 것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그런 평범함을 반기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강원도의 어느 막장에서 "나에게도 꿈이 있었다고, 나라고 꿈이 이런 막장 인생이었겠느냐고..
" 넋두리를 하는 어느 광부의 모습이 슬픕니다. 가난하지만 넉넉한 품을 가진 떡장수 할머니의 친절이 따스합니다.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중학교 관악 부 선생님의 헛구역질이 낯설지 않습니다. "음악은 돈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학생들에게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면서도 밤무대에서 색소폰을 불어야하는 힘겨운 인생.
그렇게 힘겹게 살다가 외로울 때면 전화를 해서 "엄마, 아픈데 없어?" 하고 묻는 우리네 정은 그렇게 눈시울을 뜨겁게 만듭니다.
 
서울서부터 그 무거운 반찬통을 바리바리 싸들고 삼척까지 내려오신 세상의 엄마들의 위대함을 어디다 비길까요?
한숨을 쉬는 선생님께 "왜 한숨을 쉬세요?"하고 묻는 어린 학생에게 "사는 게 힘들어서 그래" 하고 대답하는 선생님,
그리고 그 대답을 듣고 눈물을 지으며 "나도 힘들어요."하고 고개를 숙이는 그런 평범한 삶들.
 
평범함을 산다는 것은 특별한 것입니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다들 특별하게 살고 싶고 특별하게 취급을 받고 싶어 하는 이 세상 속에서 그저 평범하게 살수 있다는 것은 기적처럼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평범한 이야기가 좋은가 봅니다.
탄광촌의 탄가루 때문에 하루가 멀다 하고 눈병이 걸려오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아픔에 동참하게 되어버린 선생님의 안대를 보면서
우리 예수님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트위스트를 추며 그들을 애써 위로하려는 선생님을 보면서 바른 목회자 상을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그런 평범한 세상 속에 예수를 소개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런 정열을 품을 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장미 한 송이를 들고 데이트를 하는 어느 여중생의 뒤로 이제 인생의 마지막으로 향하는 떡을 인 할머니의 모습이
세상 사람들이 갖고 있는 소망의 부질없음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그렇게 올 것 같은, 올 것 같은 알 수 없는 소망을 따라 살다가 하릴없이 가버리는 것이 인생입니다.
제가 가진 이 소망과는 너무나 다른 , 회색 빛 소망들입니다. 그렇게 긴 겨울뿐인 세상에 봄이 온다는 것을 소리쳐 외치고 싶습니다.
중고등부 수련회에 올라갔었습니다. 오늘 오전은 함께 스키를 타는 시간이었습니다. 큰 녀석이 중고등부 수련회에 따라 올라갔습니다.
처음으로 부모를 떠나 외지에서 잠을 자게 된 아들이 안쓰럽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워낙 얌전하고 묵묵한 녀석이라 불편한 것이 있거나 엄마 아빠가 보고 싶으면 혼자 이불 속에서 울 것이 뻔한 그런 밍밍한 녀석...
형들과 누나들과 스키를 신고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도 한참 후에 뒤를 쫒았습니다.
저만치 아래에 아들 녀석이 넘어져 있습니다.
스키를 고작 두 번 신어본 아이인데 너무 높은 곳에 올라와 있습니다.
아마 형들과 누나들을 쫒아 올라왔다가 혼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살짝 뒤에 가서 보니 혼자 앉아서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습니다.
뒤에서 "영민아, 아빠야" 했습니다.
아이가 눈물을 흘리면서도 저를 보더니 환하게 웃습니다.
안도의 표정, 이제는 아무 걱정 없다는 안도의 표정입니다.
"왜, 무서워?" 아이는 너무 무섭다고 했습니다.
여기는 어른들이나 올라오는 곳인데 네가 왜 여기까지 왔냐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를 달랬습니다.
"아빠가 업어줄게 아빠한테 업혀" 아이가 대답합니다." 아빠 나는 너무 무거워서 아빠가 못 업어요."
"아빠는 먼저 내려가서 스키 타세요,
난 그냥 걸어 갈 거야" 그 상황에서도 아빠를 배려합니다.
저는 스키 패트롤을 불렀습니다. 아이가 겁먹지 않고 재미나게 내려가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네들이 오기까지 거의 40여 분간 아이와 산꼭대기 눈 위에에 앉아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래 그렇게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 만 자라다오." 아이를 꽉 안아주었습니다.
썰매를 가지고 온 스키 패트롤 들이 아이를 달래서 아래까지 내려다 주었습니다.
아이에게 끝까지 아빠가 곁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저는 패트롤이 끄는 썰매와 보조를 맞추어 아이에게 애써 웃어주면서 아래까지 내려갔습니다.
아이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이며 한껏 웃어주며 아래까지 내려갔습니다. 아이는 그런 아빠만을 바라보며 벙긋벙긋 웃으며 그 길을 갑니다.
우리 하나님의 마음이 그럴 겁니다. 아니 저 같은 인간은 흉내 낼 수도 없는 관심과 집요함과 고집스런 사랑으로 우리 곁에서 함께 달리고 계시니까요.
오랜만에 아이와 한가로운 평범한, 그러나 아주 값진 산상 대화를 나눈 것이 이렇게 기분 좋을 수 없습니다.
30여 년 전 제가 우리 아이 나이였을 때 아버님과 할아버지 산소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아버지와 단 둘이 산 속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버지는 일부러 제게 신기한 것을 보여주신다며 개구리를 잡아 뒷다리를 구워서 먹는 시늉을 하셨습니다.
제게는 잊지 못할 시간들입니다. 우리 아이에게도 그런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아빠가 산 위에서 자기 어깨에 손을 얹고 한 그 이야기를 사는 날 동안 꼭 기억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영민아, 영민이 하고 아빠하고 천국에서도 영원히 살수 있다는 게 아빠는 얼마나 좋은지 몰라,
특별히 유명해 지지 않아도 돼, 너무 부자가 되지 않아도 돼,
평범하게 있는 듯 없는 듯 우리 예수 잘 믿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그런 삶을 잘 살다 가자"
고개를 끄덕이던 아이의 얼굴이 다시 떠오릅니다.
신림동 산꼭대기에서 야학을 할 때 일입니다.
하루에 한 끼를 정량으로 하는 많은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하나님이 원망스러웠습니다.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면 세상이 어떻게 이렇게 불공평하겠냐고,
아마 하나님은 우리 인간을 만들어 놓고 아무런 관심도 갖고 계시지 않는 분이거나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하나님은 죽은 거라고,
하늘을 향해 삿대질을 해대곤 하던 때입니다.
초등학교 육학년에 다니던 한 아이가 아래 동네의 화려한 불빛을 내려다보며,"선생님, 저 아래에는 별자리가 있다고,
가만 가만 살펴보면 수많은 별자리가 저 아래에 있다고,
나도 언젠가 저 아랫동네로 내려갈 거라고"
그런 작은 꿈을 꾸던 아이에게  "그건 우리가 꾸어야 할 꿈이 아니라고, 진짜 우리가 꾸어야 할 꿈은 다른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 주지 못했습니다.
지금 그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고 싶습니다.
"상진아, 평범한 건 창피한 게 아냐, 특별한 인물이 되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도 없어.
평범한 삶을 기쁘게 성실하게 살아낼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위대한 사람이란다.
왜냐하면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은 예수를 알지 못하고는 안 되거든, 예수를 알고 천국을 사는 사람들은 평범을 살줄 아는 거란다.
그들에게는 다른 꿈이 있거든..."
우리에게는 그 봄이 꼭 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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