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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1-03 16:41
   물레방아 인생 - 서울 조규만님 글
 글쓴이 : admin
    조회 : 22,196  


제가 막 대학생이 되었을때니까 대략 30년전의 어느 화려한 봄날이었습니다.
대학생활이라는것도 어색하고 과친구들과도 아직 친해지지 않아서 혼자 학생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상태로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그당시 상태로는 저도 제법 괘안은 상태의 소년이었기에 어느 소녀의 과감한

대쉬(?)를 받았습니다.^^;; 그래봤자 별 대단한 건 아니었구요. 그저 저에게 식판을 들고와 수줍은 얼굴로 고개숙여

조용히 얘기 하더군요. 
"혹시 혼자시면 같이 드시겠어요?" 할머니가 그러셨어도 거절할 제가 아니죠. 
"그러세요~" 그렇게 그녀와 식사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속으로는 '아..꼭 내스타일이 아닌 여자들이 이런담...'했지만 그래도 그날처럼 화려한 봄날엔 모든것이 용서가 되는

것이기에 전혀 내색하지 않고 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그때 학교방송국에서 난데없이 꼭 그

날 그분위기에 맞을만한 클래식을 한곡 틀어주었습니다. 행복한 얼굴로 숟가락을 입에 물고 스피커에서 나오는 그음

악을 듣던 그녀는 지긋이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뜨고는 저에게 말했습니다.
"아....저 이곡 너무 좋아해요....정말 좋죠?"
"네?...아.....좋네요......^^;;"

 
"전 이곡 너무 좋아해요. 아..너무 좋다.....이곡 아시죠?"
'뜨아...안이쁜 여자들은 매너도 없어. 이런 고상한 음악을 내가 어찌 안단 말인가...이런 된장...그걸 내가 우찌 알아

요! 하면서 면박을 줄까? 아냐...그래도 최선을 다해 그녀의 봄날의 추억을 만들어 줘야된다...모르지만 농담으로라도

그녀를 즐겁게 해주자...암...그게 매너남이지...그런데 뭐라고 하지? 하하핫..잘알죠..이건 베토벤의 운명 아닙니까...

그럴까? 아니다. 그건 너무 빤하고 재미없다. 전혀 다른 곡으로 그녀를 웃음짓게 하자. 뭐라고 해야 웃을까나? 아놔...

뭐 아는게 있어야지.....'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절대 아닐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가지고 말이죠.
"음하하하핫...이곡 잘알죠...이곡은 비발디의 '사계'아닙니까...움하하핫...." 
호탕하게 웃으며 그녀의 얼굴을 살피는데 순간 그녀가 입에 물고 있던 숟가락의 대가리가 잘려 나가는줄 알았습니다.

그녀는 숟가락을 악물고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그윽한 얼굴로 저를 바라보더군요. 
"어머...어쩜...잘 아시네요....너무 멋있으세요....우리또래는 클래식 잘모르는데....."
저의 소뒷발질길식 농담이 진담이 되어 마냥 뿅가버린 그녀를 떼어놓기는 쉽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그녀와의 그화려한 봄날의 점심을 마무리했습니다. 클래식은 그렇게 저와는 인연이 없는 장르입니다.

지금은 아줌마가 되어있을 그소녀도 가끔 그날의 저를 추억할런지.....ㅠㅠ


연예인같은 공인의 죽음은 그와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의 마음까지 흔들리게 만들곤 합니다.
저와 동시대에 젊음을 나눴던 어느가수의 죽음이 요즘 제일 이슈입니다. 그는 참 멋지게 살았다고 합니다.

저도 그분을 참 멋지게 보았습니다. 의료사고인듯해서 그런지 참 안타깝네요. 아직 아이들도 어린데....
그런데 솔직히 그렇게 절절하게 슬프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봤습니다.

혹시 어느 연예인이 죽음을 맞이했다는 뉴스가 나오면 감회가 새로울까 하고 말이죠.

저는 '조영남'아저씨가 돌아가시면 이런저런 많은 생각이 생각이 들것 같습니다.

솔직히 그분의 삶이 좀 부러웠거든요. 노래도 잘해 그림도 잘그려 책도 많이 보고 많이 쓰고, 말은 또 얼마나 재미있

게 잘하고 아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지 그두터운 인맥에 어마무시한 재력까지...그리고 절대, 절대 부럽지 않은...

이런거 너무 부정하면 긍정인데....장가 여러번 간것에 이르기까지....그분은 정말 재미있고 신기한 사람인것 같습니

다. 그분은 게다가 미국 트리니티 신학대를 졸업한, 목사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목사안수를 받지는

않았답니다. 자기는 성격상 설교하고 있는데 예쁜여자가 들어오면 그여자만 쳐다볼 것 같아서 목사안수를 안받았다

고 합니다. 정말 엉뚱하고 재미있는 분이세요. 그래서 혹시 인연이 닿아서 만나게 된다면 꼭 한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형...아니 아저씨...아저씨는 예수 믿으세요?"
뭐라고 답하실지 참 궁금하기는한데 뭐라고 답하셔도 그만입니다. 그냥 궁금할 뿐입니다. 아마 그분의 책을 보면 답

이 있을텐데 그렇게까지 알아보고 싶지는 않네요. 저야 저하나도 지금 벅찬 인간이니까요. 한번 더 결혼하기전엔 절

대 죽을 수 없다는 그분이 저는 참 궁금한 연예인입니다. 그분은 히트곡이 없죠. 정말 웃기는 일입니다. 번안가요만

불러서 히트치기는 했는데 정작 진짜 본인의 히트곡은 별거 하나 없는 장수하는 명가수라....

그분 인생은 정말.......ㅋㅋ

 


루프물(Loop)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시간이 반복되거나 사건이 반복되는 이상한 현상을 통하여 아야기와 사건을 진행하는 류의 영화들을 말합니다.

제법 루프물들이 많이 나와 있어서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든 정도인데 '이프 온리' '소스코드' '어바웃 타임'이나 '나

비효과' '엣지 오브 투머로우' 같은 영화들을 포함해 타임머신과 관련된 이런 저런 영화들도 폭넓게 루프물로 불리

우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스페인 영화 '타임 크라임'이라는 영화가 참 좋았습니다. 다소 기괴한 느낌이 있긴

합니다만 삶이 꾸물꾸물 심심할때 한번쯤 보실만한 영화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1993년 '사랑의 블랙홀'이라는 이름

으로 우리나라에 개봉된 영화의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한 지역 방송국의 시니컬한 일기예보 전문 아나운서가 시골

작은 마을의 축제를 취재하기 위해 그곳에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전형적인 루프물입니다.
원제는 'Groundhog Day'인데요. 미국은 매년 2월2일을 성촉절, 그라운드호그 데이라고 한답니다.
그라운드호그는 '마못'이라는 동물입니다. 꼭 비버같이 생겼는데 그렇게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다네요.

하여간 그동물이 땅속에서 겨울을 나다가 봄이 왔나하고 땅위로 올라왔을때 자신의 그림자를 보며 아직 겨울이네

하면서 다시 땅에 들어가면 겨울이 6주후로 미뤄지고 그러지 않으면 봄이 일찍 찾아온다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고 합니다. 우리로 따지면 입춘이나 경칩정도에 해당하는 날이 되는것 같습니다.

개구리가 그라운드호그로 바뀌는 차이인거죠.


주인공 필(빌 머레이)은 메이저방송국에 가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가진 흔한 안하무인 캐릭터의 인물입니다.

그는 해마다 그라운드호그 데이에 가야하는 자신의 팔자를 비관하며 젊은 여자피디와 함께 그해도 어김없이 억지로

시골을 가게 됩니다. 그런데 그는 그곳에서 일종의 마법에 빠지게 됩니다. 아무리 자고 일어나도 그날 아침은 성촉절

아침의 호텔 침대속인것입니다. 아무리 자고 일어나도 반복되는 일상입니다. 평소에도 자신의 신세를 비관하고 시니

컬하게 살았던 그에게 이제는 아예 변함없는 하루만이 무한반복되는 마법에 빠지게 된것입니다. 'Big'이라는 영화의

탐 행크스처럼 어떤 계기나 설명도 없이 난데없이 마법에 빠지게 된것이 좀 황당하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필은 이런저런 시도를 통하여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 보려고 애를 써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아무도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도 않고 그어떤 노력을 해도 자신의 반복되는 삶을 벗어날 수 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가 택한 방법은

막사는것입니다. 정말 막 살아 봅니다. 경찰을 대항해서 범죄도 저질러 보고 자신의 무한반복일상을 통한 정보획득

으로 어떤 여자든 자신의 여자로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막사는 인생을 통해서도 내일을 볼 수 없다는 자신

의 한계는 변함없이 힘들기만 합니다. 그래서 그는 차를 몰고 절벽에서 떨어져 보기도 하고 고층빌딩에서 투신자살

을 해보기도 하는데 아무리 발버둥쳐도 눈을 떠보면 2월2일 아침 호텔의 침대위입니다. 결국 필은 늘 반복되는 하루

라도 그날을 착하게 잘살아야겠다고 마음먹고 영웅처럼 하루를 잘 살아냅니다. 그날 죽을 사람이나 사고를 당할 사

람도 미리미리 구해주고 깨질 사랑도 미리 손을 써서 이루어지게 도와주기도 합니다. 결국 우찌우찌 여자저차해서

그가 참사랑을 하게되고 그래서 그에게 내일이 다가오는것으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우리가 눈을 감고 잠이 들면

당연히 내앞에서 펼쳐질것처럼 여기는 그'내일'이라는것이 얼마나 소중한것인지에 대해 영화는 얘기합니다...만....

뭐 그렇게 심각하게 감동적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추워지는 날씨에 따뜻한 코코아 한잔 마시며 옛날영화보듯 보기

에는 그럭저럭 괜챦은 그런 영화입니다.


두달남은 오십즈음이 되어 지나온 삶을 돌아보니 불규칙적인 간격을 두고 반복되는 삶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늘 삐쭉삐쭉 살아보겠다고 머리를 디밀면 두더지 잡는 망치같은 그무언가에 의해 두들겨 맡는 일상의 반복입니다.

전에는 이유를 모른채 언젠가 어항속의 니모처럼 탈출해보겠노라고 별짓 다해보기도 했는데 이제는 저의 루프물

영화같은 삶의 이유가 다 하나님의 계획이라는 생각에 담담하게 감사한 마음 살포시 얹어 두들겨 맞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지푸스처럼 바윗돌을 자꾸 굴려 올려보는데 이제 좀 됬다 싶으면 다시 바윗돌과 함께 굴러 떨어져 나

뒹굴고 있습니다. 영화속 주인공 필처럼 반복되는 일상에 가끔 막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삐뚫어질까 하는 생

각도 해보는데 사실 삐뚫어지는 방법도 잘 모르겠고 그렇게 내버려두지도 않으시는 그분의 열심으로 이렇게 살아

가고 있습니다. 힘든 시간을 지나고보면 그힘든 시간이 그렇게 힘든것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는것도 어쩌면

그런 맥락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돌고 도는 반복되는 삶의 여정이 가끔은 맥이 빠져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무기력한 순간 또다시 내려치시는 하나님의 강력한 1톤짜리 망치가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드시는것을

발견합니다. 남은 삶의 시간동안도 저의 삶은 또 그렇게 반복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다소 확실해 보이는 슬픈 전망

을 해봅니다. 그래도 시지프스와 함께 굴러 떨어지는 바윗돌도 그렇게 게속 시지프스와 함께 굴러 떨어지다보면

조금은 부스러지고 깨져서 시지프스의 어깨가 가벼워지지 않았을까 하는 바보같은 생각을 해봅니다.

그렇게 우리를 향한 고난으로 포장된 하나님의 선물도 점점 감내할만하고 충분히 감사할만 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다른게 기적이 아니네요.....정말 감사합니다.


클래식이라고는 기본적인 상식도 없는 제가 가끔 듣는 음악이 있습니다.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입니다. 이곡은 익히 다들 아시는 곡이죠.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라는 드라마를 통해 전국민

의 사랑을 받게된 다소 지루한듯 하면서도 뭔가 신비한 무언가에 의해 길을 나선듯 그리듬을 졸졸 따라다니며 생각

하게 만드는 이곡은 원래는 18세기 스페인의 전통음악이었고 발레곡으로 시작되었으나 이후로는 오케스트라에 의해

단독으로 공연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이곡의 특징은 반복입니다. 단 하나의 리듬이 169번 반복

됩니다. 가만히 이곡을 들으며 지나 온 삶의 반복되는 고비고비마다 역사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느껴보는 그맛이 아주

훌룡합니다. 특히 '크리스토프 에센바흐'라는 지휘자가 파리 관현악단을 통하여 연출해낸 영상을 보노라면 묘한 감동

이 온몸을 감싸는 것을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처음에는 플루트, 클라리넷, 바순, 오보에, 트럼펫, 색소폰, 색소폰,

혼, 트롬본등의 관악기가 같은 반복된 리듬을 연주하다가 현악기가 더해지고 점점 웅장하고 비장하게 전개가 됩니다.
제가 보는 이연주의 백미는 지휘자의 모습입니다. 이영상속의 지휘자는 15분의 연주동안 내내 가만히 서서 눈빛과 눈

썹만으로 지휘를 합니다. 그렇게 14분을 보내다가 1분을 남겨놓고 모든악기가 폭발하듯 함께 연주되고 지휘자도 그렇

게 가만히만 있던 팔을 흔들어 지휘를 합니다. 이지휘자의 눈빛과 몸짓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를 불꽃같은 눈으로 바라

보시며 지휘하고 계신 하나님을 생각나게 합니다.


40년이라는 시간동안 광야에 머물며 돌고돌아 그들의 인생을 마감했던 이스라엘, 그들도 가나안으로 가는 길을 알았
을 것이고 지금 자기들이 가는길이 그곳을 향한 길이 아닌것도 알았을텐데 그래도 그들은 눈으로 볼 수 있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걸었기에 발걸음이 그렇게 무겁지만은 않을 수도 있었겠다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평생의 삶을 사는 동안 자신들이 가야할 길이 어느방향인지 뻔히 보이는 광야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생각과 다른길로 돌고 돌아, 또 돌고 돌게하신 하나님을 뜻을 그들이 이해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제가 가는 이길도 그리고 우리서머나교회가 가는 그길도 어쩌면 많이 돌아가게 되는 힘든 길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고보니 김성수목사님의 말씀처럼 우린 참 복받은 자들입니다. 선명하게 하나님의 계획과 인도하심을 알게 하시고

느낄 수 있도록 하셨으니 말입니다. 광야를 걷던 이스라엘 민족에게 유행가가 있었다면 아마도 광야 길보드챠트 1위는

조영남의 '물레방아 인생'이 아니었을까 하는 망측한 생각을 해봅니다.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

 
우리는 결국 또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한숨짓고 괴로워할것입니다.

아마도 그럴거에요. 좀 나아졌다 싶은 마음에 돌아보면 언제나 그자리일지 모르고 이젠 정말 사랑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자세히 눈비비고 바라보면 결국 그대상이 '나'일뿐임을 발견하곤 또 우울해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우울한 반복속에서 그저 바라보시며 참으시고 덮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또 오롯이 드러나는것을 보게 되겠죠.

참 슬프지만 행복한 일입니다. ^^;;

'사랑의 블랙홀'이라는 영화속에 '내일'이 없는 주인공 필의 이런 아름다운 사랑고백이 나옵니다.
부족한 제 입술에도 이고백이 새겨지기를 기도합니다.


"No matter what happens tomorrow over the rest of my life, I am happy now because I love you"
(내일 아니 내 남은 인생에 어떤일이 벌어지더라도, 난 지금 행복해요....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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