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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1-27 10:18
   연주료는 악기마다 다를까?
 글쓴이 : njsmyrna
    조회 : 12,792  


< 서울 서머나 박해명 장로님 글입니다 >

며칠 전 신문을 보다가 흥미로운 기사가 눈에 띄어 읽어보았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연주료에 관한 이야기다.
클래식과 경영을 주제 삼아 강연을 다니는 어떤 지휘자가, 한 청중으로부터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현악 파트는 계속 열심히 연주를 하는 반면, 금관은 어쩌다 한 번씩 소리를 내고,
타악기는 거의 의자에 앉아 있는데, 연주료를 똑같이 받느냐는 질문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똑같이 받는다”는 것이다.
경력이나 직책(악장, 수석, 총무 등)에 따라서 예외가 있지만, 
전공 악기에 따라 연주료를 다르게 받지는 않는다고 했다.
 
상식대로라면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금관이나 타악기 주자보다 많이 받아야 할 것 같은데
똑같이 받는다는 게 불공평하게 보인다.
난 이 대목을 읽는 순간 차등 상급론이 생각났다.
하나님의 은혜로 부르심을 입은 자가 남과 비교해 나의 열심과 노력을 인정해 달라고
상급을 요구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투영되었다.

포도원 주인과 품꾼의 이야기도 떠올랐다.
아침 5시에 들어온 품꾼이나 저녁 5시에 들어온 품꾼에게 똑같이 한 데나리온씩 주는 포도원 주인.
선악과를 따먹고 하나님처럼 되어버린 내가, 내가 그려놓은 선악의 기준으로
일 많이 한 자는 더 많은 보수를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고, 일 적게 한 자는 적게 받아야한다는
나의 인본주의적 사고와, 연주자에게 똑같이 연주료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나의 상식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그런데 연주자의 연주료를 똑같이 주는 이유에 대해, 강사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
실제로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악기마다  연주하는 음표 수와 연주 시간은 서로 다르다.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인원이 많은 바이올린은 공연 한 번 할 때마다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쉬지 않고 수만 개의 음표를 연주한다.
금관이나 타악 파트는 훨씬 적은 음표를 연주한다.
곡에 따라서는 아예 연주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관악기는 사람의 입술과 호흡으로 연주한다.
그래서 현악기보다 피로를 쉽게 느끼며 휴식도 자주 필요하다.
타악기 연주자들은 연주하는 내내 거의 앉아서 빈둥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강렬한 소리를 내는 타악기가 끊임없이 연주하면 시끄러워 계속 듣기가 힘들 것이다.
 
인생살이도 마찬가지다.
남 보기엔 별 어려움 없이 평탄대로를 쉽게 가는 사람이라도 그 이면에는 휴식이 필요한 힘든 삶을 살아내고 있다.
이처럼 하나님은 창세전 언약에 의해 어떤 이에겐 현악 연주자로, 
또 다른 이에겐 금관이나 타악기를 맡겨 연주하게 하신다.
총 감독이시자 연출자이신 하나님은 각기 다른 역할을 통해 그의 작품을 완성해 가신다.
 
바이올린은 인원이 많아 한 사람의 실수가 잘 드러나지 않은 반면,
타악기 연주자는 사소한 실수도 금세 드러나게 된다.
연주 내내 엄청난 긴장감과 집중력이 필요한 것이다.
바이올린 주자의 실수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본인이 아무렇지 않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나의 무력함과 불가능이 폭로될 때마다 지휘자의 손끝을 더 주시하고 의지하게 된다.
반면 타악기의 실수는 치명적이다. 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긴장감과 집중력이 다른 주자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그 압력을 이겨내야 한다.
십자가의 삶을 실제화 하여 살아내야 하는 성도들과 같다.
 
바이올린 연주자들은 자신보다 적게 연주하는 금관이나 타악기 주자들이 게으르다고 비난하지 않는다.
연주 분량보다 제때에 자기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악기로 연주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존중하며 자기들에게 주어진 음표를 따라 성실히 연주한다.
다른 주자를 볼 여유가 없다. 지휘자의 손끝만 주시한다.
예수님을 머리로 삼아 각 지체가 연합한 교회의 모양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각기 다른 역할을 맡기시고 지휘자의 손끝만 주시하라고 하신다.
음악은 내가 알아서 만들어 갈 테니 너희들은 불평 말고 내가 맡긴 역할대로
음표 따라 성실히 연주만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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