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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1-08 19:17
   "이타다키마스...."
 글쓴이 : njsmyrna
    조회 : 14,163  




< 서울 조규만님의 글입니다 >


좋은꿈을 꾸고나면 참 기분이 좋아집니다.
전 매일 꿈을 꿉니다. 심지어는 잠깐 조는동안에도 아주 긴꿈을 꾸곤 합니다. 
가끔은 꿈을 꾸는게 참 짜증날때도 있습니다. 꿈을 꾼다는건 어찌보면 깊은잠을 못이루는거라고 할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주 기분좋은 정말 꿈같은 꿈을 꾸면 아주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특히 하늘을 날으는 꿈은 두고두고 행복합니다. 나에게 날아다니는 능력이 있다는걸 알고서 드높은
하늘을 향해 슈퍼맨처럼 몸을 솟구쳐 날아올라 찐한 유화처럼 펼쳐져 있는 동산이며 강이며 마을위를
날아다니는 그런꿈은 정말 돈이 아무리 많이 든다고 해도 두고 두고 꾸어보고픈 그런 행복함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았어도 꿈은 꿈일뿐......깨어난 후의 마음에는 다시 세상이 보일뿐입니다.


'바베트의 만찬'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1987년 제작된 덴마크영화입니다. 일본의 '카모메식당'이나 중국의 '음식남녀' 같은 영화와 함께 먹방영화로
유명한 이작품은 아카데미 외국영화상도 수상하고 칸느에서도 기독교영화상을 수상할 정도로 유명합니다.
밀레의 그림같은 별재미없어 보이는 텁텁한 마을에서 펼쳐지는 이영화의 스토리는 대충 이렇습니다. 
어느 한적한 바닷가 시골마을에 청교도적인 목사(?)와 두딸이 살고 있습니다. 마을사람들은 목사님을 존경하고
함께 예배하고 찬송하며 잘 살아갑니다. 그들은 말린 가자미(?)같이 생긴 생선에 빵부스러기를 넣어 만든 
죽같은걸 매일 해먹습니다. 약간 토나옵니다. 하여간 그러는 와중에 두딸은 각각 연애를 하는데 결혼에 이르지는 
못하고 목사는 결국 나이들어 죽습니다. 두여인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예배를 보며 평생을 독신으로 사는데 
그러다 둘째딸의 정인이었던 성악가가 파리에서 딱한 처지에 처한 한 여인을 보냅니다. 그여인은 이마을에 와서
두여인과 함께 살며 나름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가정부역할을 합니다. 세월은 흘러 두딸은 노인이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정부는 프랑스복권에 당첨됩니다. 김성수목사님이 절대 당첨 안될거라고 하셨는데....ㅠㅠ
당첨금 만프랑이 지금의 얼마일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그금액으로 그곳을 떠나 프랑스로 떠날것으로 얘기되는걸
보니 제법 큰돈인것 같습니다. 두여인은 헤어짐을 담담히 받아들이려는데 가정부는 떠나기전 마지막으로
두여인과 마을 사람들을 위한 만찬을 대접하고 싶다고 얘기합니다. 목사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기념만찬을
하게 해달라고 통사정합니다. 두딸은 그러라고 합니다만 마을사람들은 항구의 배를 통해 듣도 보도 못한
식재료가 배달되는걸 보며 못마땅해 합니다. 이것이 심지어는 악마의 계교일 수도 있으니 경계하자고도 합니다.
마침내 만찬이 시작되고 마을어르신과 첫딸의 정인이었던 장군등이 참석한 바베트의 만찬이 시작됩니다.
사람들은 미리 약속을 합니다. 절대 음식에 대한 말을 하지말자...특히 맛이 좋다는 얘기를 하지말자고 말이죠. 
입에 달고 보기에 좋은 그런 음식들이 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찬이 시작되자 조심스럽게 맛을 보는 마을 사람들의 얼굴이 두루두루 비춰지고 점점 시간이 갈수록 화려한
코스요리에 깊이 빠져들게 됩니다. 물과 함께 음식을 맛보던 사람들이 순차적으로 제공되는 고급 샴페인과 
와인에 이제는 물대신 술을 마십니다. 그러면서 얼굴이 발그레해지고 그렇게 행복해진 마을 사람들은 오랜동안
묵혔던 오해와 다툼을 서로가 고백하고 건배를 하며 서로의 손을 잡고 용서를 구합니다....그렇게 만찬은 성대하고 
아름답게 마무리됩니다. 마지막 디저트까지 다먹고 난후 초대된 사람들은 밖으로 나가 찬송을 부르며 마을의 우물을
중심으로 돌며 기뻐합니다. 그런 마을 사람들을 보며 두자매는 기뻐하고 가정부 역시 행복해합니다.
가정부는 사실은 프랑스의 아주 유명한 요리사였던것입니다. 훗날 가정부는 파리로 떠나지 않겠다고 두여인에게 
얘기합니다. 가정부는 사실은 당첨된 만프랑으로 이만찬을 준비했다고 고백하며 계속 두여인과 함께 살겠노라고 
얘기합니다. 그렇게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영화는 진짜 꿈보다 해몽입니다.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갖는 그느낌은 제각기 천차만별입니다. 심지어는 감독이나 작가의 의도가 이런것이었노라고
직접 세세히 밝힌다해도 보는 사람이 다르게 느끼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으로 그영화는 존재의 이유가 됩니다.
혹자들은 바베트의 만찬을 보고 그저 맛있는 음식이 등장하는 먹음직스런 영화중 한편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어떤이들은
아주 기독교적인 해석으로 소화를 하기도 합니다. 청교도 목사부터 시집가지않고 마을의 예배를 인도하는 두딸, 그리고 
자신의 전재산을 바쳐 만찬을 베푸는 가정부를 통해 자신의 모든것을 희생하신 예수와 크리스챤의 바람직한 희생을
논하곤 합니다. 바티칸이 꼽은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는 명작영화'에 이영화가 뽑힌것을 보면 대부분의 느낌은 그런가
봅니다. 모르죠. 그런 생각이 맞는지 틀리는지...물론 맞고 틀리고의 개념또한 무의미합니다만.....


확실한건 마을사람들에게 다시는 그런 눈물나게 맛있는 음식이 제공되지 않을것이라는 겁니다.
그들은 계속 말린 생선에 빵따위를 넣은 개죽같은것을 먹으며 살게 될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이루어냈던 그화평 역시 잠시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깨지게 될 것입니다. 그들이 그리고나서도 마을의 우물을
중심으로 손에 손을 잡고 강강수월래를 할지는 우리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애굽에서 부추와 마늘맛을 
알아버린 이스라엘처럼 그들이 맛보았던 그세상의 맛이 그맛을 몰랐던 그들을 그시절 이전으로 되돌려 놓치는 않을것
이라는 겁니다. 물론 세상의 그맛을 알게 하신건 역시 우리의 하나님이시겠지만 말입니다. 생선과 빵으로만 살고 있던 
사람들, 그런 사람들중 12명이 초대되어 최후(?)의 만찬을 하는 이영화는 분명히 기독교적입니다. 
하지만 웬지 마음한구석이 서늘해지는 납량특집 공포영화를 본것처럼 저는 개운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이런 저의 생각에 극중 첫딸의 정인이었던 로렌스장군이 하는 얘기가 다른 미련을 갖게 합니다.
"인간은 연약함과 근시안속에서 이땅에서 선택해야만 합니다. 실패할까봐 두려워 떨지만 우리의 선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눈이 뜨이는 때가 오니까요. 은혜에는 조건이 없습니다. 우리가 선택한 모든것이 우리에게 부여되고 우리가 거부한 
모든것도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우리가 버렸던 것들도 다시 얻을 수 있습니다."
난데없이 등장했던 이뜬금없는 대사에 멍해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화의 거의 마지막 대사라고 할 수있는
바베트의 고백이 또 난감합니다. 돈을 다 써버려서 어쩌냐고 걱정하는 두자매에게 하는 바베트의 얘기입니다.
이영화의 주제는 이거야 하는 어조로 노골적으로 하는 대사입니다. "예술가는 절대 가난하지 않아요...." 
엥?? 이걸 또 어찌 해몽을 해야하는거지....예술가인 작가의 투정인가?? 
바베트의 만찬을 쓴 여류작가 '이자크 블릭센'은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메릴 스트립이 맡았던 역할의 그사람입니다.
그녀의 실제삶의 한부분을 작품화한것이지요. 역시 작가의 깊은 속생각은 그녀만이 알듯합니다.


일본영화 '츠쿠지어시장 3대손'에 '이타다키마스'에 대한 얘기가 나옵니다.
아시다시피 일본사람들은 밥을 먹을때 두손을 합장하듯 모으고 정말 어른아이 할것없이 이말을 합니다.
"이타다키마스~"  '잘먹겠습니다~' 정도의 얘기이죠.일본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들어 볼 수있는 말입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이말의 원뜻을 얘기하는 부분이 잠깐 나옵니다. 이타다끼마스란 음식을 차려준 사람에게 감사함을 
표하는것이기도 하지만 '음식'이 되어버린 재료에게 내가 너를 감사히 먹음으로써 너를 통해 힘을 얻어 이세상을 
잘살아가겠다, 감사하다...는 그런 의미랍니다. 생선이되었든 고기가 되었든 혹은 곡식이나 채소일지라도 그것의 희생을 
통하여 그것을 먹음으로써 내가 살아가는 힘이 됨을 감사함으로 고백하는 그런 나름 신성한 고백인것입니다.


몇일전 그나마 기독교인도 아니었던 前대통령의 추모예배를 하면서 정권에 알랑방구를 펑펑 뀌어대는 어느 목사들을 
보면서 정말 할말을 잃었습니다. 그들이 훗날 하나님의 진노를 어찌 피할려고 저러는지 기가막혀서 이젠 화가 나지도 
않습니다. 그자들도 역시 세상의 단맛에 익숙해진 혀를 어찌 놀릴지를 몰라 저런다 싶으니 영화속 프랑스요리를 맛본 
마을사람들의 다음얘기가 쓸쓸하기만 합니다. 물론 저자신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해보이는, 이미 그달콤한 맛을 보았던 세상음식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주님은 그것을 먹으라고 우리에게 
던져주신것이겠지요. 이미 꿈속에서 하늘을 날아본 저는 그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ㅠㅠ 어렵습니다.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얘기하십니다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감히 그말씀의 깊은뜻과 진정한 의미를 저의 혀끝과 손가락으로는 절대 읽어낼 수 없습니다.
늘 세상의 좋은것, 맛있는것들을 생각하며 즐기며 쫒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맛에 취해 빙빙 돌며 예수님이 제일 맛있다며 헛소리를 하고 살고 있습니다.


분명한건 예수는 맛이 없습니다.
세상에 마비된 혀로 함부로 사는 우리입맛에는 말이죠.
하지만 이제 우리앞에 놓이신 어린양 예수를 향해
두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며 감사함으로 고백하고 싶습니다..


예수님.....
"이타다키마스...."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njsmyrna 13-11-08 19:24
    


일본영화 '츠쿠지어시장 3대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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