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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1-21 14:28
   차카게 살자 - 서울 조규만님 글
 글쓴이 : admin
    조회 : 28,750  


가끔 사우나를 갑니다
그래서 연초 어느날 기분도 꿀꿀하고 몸도 찝찝하여 사우나를 갔습니다.
사우나건물 지하주차장에 접어들자 마침 딱 좋은자리가 있길래 후진주차를 하려고 자리를 잡고는 후진기어를 넣을려고 하는데

저보다 늦게 뒤에 따라오던 어떤 고급차가 제가 찜해 놓은 자리를 들어가겠다고 차머리를 들이 미는게 아니겠습니까. 

이런 닝기리...모냐.....질수없다는 생각에 후진기어를 넣은채로 버티고 서있으니 그차가 그제서야 눈치를 챘는지 미적미적 

댑니다. 그래서 마냥 저도 버텼죠. 그상태로 두차의 대치상태가 수초가 지속되는데 평상시 같으면 그냥 양보하고 지나가는 

스타일이었는데 그날은 웬지 짜증이 나기에 저도 계속 후진기어를 넣은 상태로 버텼습니다. 

그랬더니 결국 뒤의 차가 못이기겠다는듯 서서히 제옆을 지나서 앞으로 차를 빼더군요. 움하하핫...짜식....내가 이겼다.....ㅋ 

그런데 제옆을 서서히 지나가는 차속의 운전자가 저를 째려봅니다. 젊은친구 눈에서 레이저가 나옵니다. 헐.....무섭네....

질세라 저도 째려봅니다. 너만 레이저 있냐 나도 레이저 있다. 그렇게 미끄러지듯 제옆을 스쳐 지나가는 차를 째려보곤 주차

전쟁에서 승리한 저는 뭔 큰승리라도 거둔양 주차하고는 차에서 내렸습니다. 그렇게 의기양양하게 8층에 있는 사우나를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앞에 서있는데 저쪽에서 한 남자가 뚜벅뚜벅 걸어옵니다. 얼핏보니 아까 시비가 붙었던 그운전자입니다. 

뜨아...큰일이다.


마침 엘리베이터문이 열리길래 잽싸게 탔더니만 그녀석이 뛰기 시작합니다. 안돼....넌 타지마....닫힘버튼을 뾱뾱 마구 

눌렀더니 엘리베이터 문이 아슬아슬하게 닫혀버렸습니다. 푸하하핫...또 이겼다....누가 아저씨 혹시 몇살? 하고 물어볼까 

겁나지만 연속된 승리에 신이 납니다. 랄라라...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사우나에 들어갔습니다.

돈을 내고 키를 받고 핸드폰에 뭐 온거 없나 확인하고 이제 막 옷을 벗을려고 하는데 웬지 등쪽에서 서늘한 한기가 느껴

집니다. 머지...이 불길한 삘은.....고개를 돌려보니 뚜시쿵하고 나타난 한남자가 있었으니 아까 그넘입니다.이런 된장....

하필이면...이친구도 사우나를....ㅠㅠ 에라...모르겠다. 다시한번 날라오는 레이저빔을 간단하게 쌩까고 마저 옷을 벗습니다. 

그넘도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합니다. 그래...벗어라...나도 한등빨 한다. 적어도 배는 내가 더 나온게 확실하다.

홀딱 벗고 3차전을 맞이해주마. 

그렇게 옷을 홀랑 벗고 탕쪽으로 몸을 돌리는 순간 저는 온몸이 굳어지는 마비증세가 오는것을 느꼈습니다. 허구덩. 글쎄 

그넘의 등짝에 용 몇마리가 꿈틀대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헐...말로만 듣던 용문신....너 혹시 조폭이니?? 뜨아 ....

진작 말을 하지...ㅠㅠ 온몸에 용이 꿈틀대는 넘을 지나서 탕으로 들어가는데 나신이 되어버린 제 온몸에서 녀석의 레이저

빔이 마구 느껴져 따갑습니다. 당황스런 제입에서는 절로 노래가 나오더군요....
'용 세마리가 한몸에 있어...아빠 용...엄마용...아기용...ㅠㅠ'

결국 씻는둥 마는둥 그분의 눈치를 보다가 그용왕님의 용이 희뿌연 연무와 함께 온탕 물속으로 스르르 미끌어 들어 가자마자 

잽싸게 도망쳐 나왔습니다. 더있다가는 웬돼지가 용에 맞아 죽았다는 뉴스가 나올것 같았으니까요.... 아이고 무서버.....

 

새해가 되면 늘 여러다짐을 하게 되는데 레파토리는 늘 뻔합니다.
제법 기특한 생각을 제일 많이하는 몇일이 바로 연초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역시 연말부터 많은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새해에는 성경도 더 많이 보고 목사님 말씀도 더 많이 들어야지, 그리고 운동도 열쒸미하고 착한일도 많이 많이해서 하나님

한테 칭찬 받는 착한아이가 되어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그런데 50여년간 그랬듯이 그게 잘 안됩니다. 사실은 잘 

안되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안됩니다. 몇일 지나니 이젠 음력설부터 잘해야지 하고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결국 사람들이 '문신'이라는것을 하는 이유도 그런게 아닐까요? 절대 잊지않겠다....내가 누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고 내가 잊지않고 반드시 기억할 것이 무엇인지를 명심하고 또 그렇게 명심하다못해 몸에 새기겠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기몸이 무슨 도화지라도 되는양 문신을 새기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거 되게 아프다던데...

뭐든지 한번은 경험해보자는 생각을 하는편인 저도 잘안보이는 엉덩이에라도 하나 새겨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뭘 새기지?  Only Jesus! Only by Grace!.... 그런데 뭐 이런거 잔뜩 새겨서 가끔 바라보면 착하게 살게 될까요?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처럼 온몸을 성경구절로 문신하고 가끔 쳐다보면 착하게 살게 될까요?

 

보스턴의 허름한 뒷골목에서 세아이가 놀고 있습니다. 
방금 미장을 끝낸 도로가에 있는 시멘트 포장위에 자신들의 이름을 쓰며 장난을 칩니다. 그런데 낯선 차가 한대 오더니 

허리에 수갑을 찬 남자가 내립니다. 그리곤 세아이에게 협박을 합니다. 나쁜짓을 했으니 부모님에게 이르겠다는 겁니다. 

그리고는 겁에 질린 세아이중 집이 좀 떨어져 있다고 얘기한 데이브를 차에 태우고는 떠납니다. 

하지만 데이브는 집에 돌아 오지 않습니다. 변태소아성애자들한테 납치가 된것이었습니다. 데이브는 결국 사흘간을 성폭행 

당하다가 탈출에 성공합니다만 정상적인 삶이 쉽지가 않습니다. 다른 두친구도 괜한 죄책감에 모두의 관계가 소원해집니다. 

그러다 25년의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어버린 세친구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이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감독이 연출한 

'미스틱 리버'라는 영화입니다. 이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숀 펜과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팀 로빈스, 그리고 

역시 명배우인 케빈 베이컨이 함께 나오는 참 볼만한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화가 나기도 하고 영화속으로 들어가서 갈등을 해결해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영화는 세남자 지미와 데이브, 그리고 션의 삶을 통해서 벗어날 수 없는 지옥속에서 허우적대는 인간군상의 모습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죽음을 삼켜버린 메사추세추의 미스틱강이 도도히 흐르는 모습을 영화 마지막에 

보여주며 인간들의 완악한 역사가 이토록 무섭게 모든 죄악을 품은채로 흐르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카메라는 세남자를 불행의 시작에 빠뜨린 성범죄자의 손가락에 끼여져 있는 반지속의 십자가, 그리고 더이상 회복될 수 없는 

불행의 끝을 장식한 주인공 숀 펜의 등에 새겨진 십자가 문신을 보여줍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감독의 영화에는 기독교적인 정서가 깔린 복선이 많이 나오는데 그의 속마음이나 의도는 솔직히 확인한 

바가 없기에 잘 모르겠습니다만 하여간 우리가 보기엔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참 대단한 감독입니다. 
영화 마지막에는 미스틱강의 도도한 흐름을 보여주며 엔딩크레딧이 올라오는데 이엔딩 크레딧이 올라올때 깔리는 영화의 

OST가 기억에 남습니다. 어둡고 무섭게 흐르는 무겁고 장엄한 음악...그런데 이음악의 작곡을 바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했다고 합니다. 정말 능력자 아닙니까?....연기에 연출에 음악까지.....


영화속 세주인공에게는 세명의 아내가 있습니다.
남편(팀 로빈스)을 의심하고 떠나는 아내, 그리고 남편(케빈 베이컨)을 믿지못해 떠났다가 돌아오는 아내, 그리고 남편

(숀펜)을 무조건 믿고 따르는 아내가 있습니다. 세친구의 모습과 세아내의 모습이 뒤엉키다가 영화는 마을축제로 마무리

되고 남편을 잃은 아내는 초췌한 모습으로 축제의 거리를 헤메입니다. 살인자와 침묵하는 자는 가족들과 밝은 얼굴로 축제를 

즐기는 것을 보여주며 영화는 마무리 됩니다. 굳이 성서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좀 오버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하여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제가 이영화를 보며 슬펐던건 영화 속 세친구는 물론 모든 사람들이 참 착하게 보였다는 사실입니다. 

주인공과 그들의 부인들은 물론 살인을 도와주는 주인공의 악당친구들과 반전을 제공하는 작은 역할의 소년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따지고 보면 참 착한 사람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착하게 사는 혹은 착하게 살고 싶었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 인생 

속에서 우리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비극(Tragedy)은 정(正)과 반(反), 혹은 선(善)과 악(惡)이 부딪히며 일어나는 갈등보다는 

정과 정, 혹은 선과 선이 부딪히며 갈등이 일어날때 그비극이 심화됩니다. 그런데 그정과 선이라는 것이 너무도 이기적이고 

개인적이고 제한적입니다. 어쩌면 사람들의 비극은 우리가 착하고 착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에서 기인하는걸지도 모르겠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복음을 알게 되고 나서 한해 한해 강물 흐르듯 세월은 그렇게 우리곁을 지나 흐르고 있습니다.
어쨌든 성경도 조금이나마 조금씩 더 보고있고 김성수목사님 말씀도 어느덧 다시듣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기특

하게도 이젠 하나님 보시기에 좀 착하게 살아야지 하는 늠름한 새해목표도 세워보곤 합니다. '착하게 살자.....'그런데 그게 

꼭 조폭친구들이 어설픈 무언가에 잠시 마음이 홀려 착하게 살아보겠노라고 팔뚝에 문신하여 새겨넣은 말도 안되는 헛된 

문신자국으로 보입니다. 한글도 잘모르는 조폭들이 그렇게 문신을 새겼다고 하자나요. '차카게 살자.....'

어느날인가는 이제 다아는것 같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또 어느날인가는 하나도 모르겠다는 그런 느낌으로 바보가 

되어버리는 나.....착하게는 살고 싶지만 결국은 하나님 보시기에 절대 착하게 살 수 없을거라는 편리한 절망속에서 뱀처럼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어리석은 생각, 피조물이 원래 그렇고 그런거니까 뭐 어쩌겠어 다 그렇고 그런거지모...하며 입가에 

지어지는 썩은 미소가 연초부터 저를 난감하게 합니다.

 

영화 미스틱 리버에서는 세명의 아이중 한아이만이 악인의 손에 이끌려 차를 타고 떠납니다. 
자신이 왜 선택되었는지 도저히 이유를 몰랐던 아이는 그렇게 비극으로의 삶의 길에 접어들게 된것이죠.(소설원작에서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도 하나님이 왜 저를 선택해주셨는지 정말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착한편이 기는한거 같은데 

그렇다고 아주 착하지도 않은데 말입니다. 참 감사한 일이고 정말 기쁜일인데 사실은 그렇게 마냥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왜 그럴까....곰곰히 생각해보니 어쩌면 제구원에 제자신이 보탠것이 하나도 없어서 그런걸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래서 달력 몇장 넘어 갔다고 다시 꿈틀꿈틀 한번 해보겠다고 용을 쓰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착하게 살자....하나님 보시기에 착하게 살자....바보.....ㅠㅠ


아마도 제가 열심히, 정말 열심히 어느날 꼼지락대고는 하나님 이것 좀 봐주세요 하는 그날이 온다면 아마도 하나님 보시기엔 

우습게도 이렇게 써있을것 같습니다.

 


차카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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