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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3-25 16:25
   행복할 사람 - 서울 조규만님 글
 글쓴이 : njsmyrna
    조회 : 14,825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보면 과거의 연인이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면 꼭 물어보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도 꼭 술한잔 걸치거나 조용한 침묵속에서 서로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머쓱해 할때 주로 남자녀석들이 물어보죠.
"그런데....지금 행복하니....?"
여자는 두가지 생각이 떠올라 순간 고민에 빠집니다. 
행복하다고 하면 웬지 이남자가 다시는 나를 생각하지 않을것만 같기도 하면서 또 웬지 미안할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행복하지 않다고 하면 웬지 자신이 초라해보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부질없는 미련을 남겨주는것 같기도 
해서인것이죠. 저도 아내에게 날잡아서 분위기 이빠이 깔고 한번 물어볼까했는데 관뒀습니다. 
답을 아는 질문을 하는건 바보나 하는거니까요.ㅠㅠ 그래서 요즘 제가 저에게 묻습니다.
"그런데..규만아...너 지금....행복하니?"


어느날 아내가 컴퓨터에 너무 많은 즐겨찾기를 해놓아서 정신이 없던 차에 하나하나 제가 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재미(?)있는 블로그 하나가 즐겨찾기 되어 있더군요. 그곳 블로그의 한 댓글입니다.
"결국 본인도 보는이에게 나 이렇게 돈 많다..이렇게 자랑하고 싶고 관심받고 싶어서 글 올리는거 아닌가요?
사실 전 이런 블로그하는 사람들 허영심으로 밖에 안보이고 참 할일이 없나 싶더라구요, 본인의 허영심에 자랑하고 
싶고 또 찬양해주는 사람들 기분탓에 글을 올리는것 같아.....참 글이 불쾌해지네요"
이블로그는 어느 돈많은 남편을 둔 젊고 예쁜(?)여자분께서 자신의 블로그에 온통 아름다운 명품과 세계각지를 다니며 
찍은 사진과 일상속의 진귀하고 비싼, 혹은 신기한 쇼핑 아이템들을 사진으로 담아 올리며 너무 너무 행복하고 화려하게 
사는 모습을 담아 올린것인데 그곳 어느글 밑에 작심하고 누군가가 달아놓은 댓글입니다. 
제가 아내에게 왜 이런 블로그를 들락거리냐고 물었더니 처가 그럽니다. 정말 저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싶고 이쁜
물건들도 많고 그래서 대리만족도 되고 그냥 신기하기도 해서......라고 말이죠. 
그런데 위댓글에 일침을 가해놓은 블로그 주인마님의 댓글이 정말 재미있습니다. 
"허영심을 자랑하고 싶어 안날이 났다고요? 당신이 올리면 일상, 제가 올리면 허세입니까? 저 역시도 저의 일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손에 들린 이마트 봉투처럼, 제손에 들린 루이비통 쇼핑백도 저에게 일상입니다."


블로그 주인님이 어느정도 부자고 어느정도 화려한 삶을 사는지 궁금하세요?
저도 신기해서 블로그내 몇곳을 뒤적뒤적했더니 남편이 자동차를 또 샀다는 얘기를 하는 부분이 나오더군요.
"남편의 차사랑은 한숨 푹푹 나오지만 카드빚 내서 사는것도 아니고 현찰박치기로 깔끔하게 사는것이니 이제 포기반,
이해반.....그래, 세컨드 써드 여자 두는것보다 차라리 자동차를 들이는게 낫지...." 
사진을 보니 남편분의 차는 벤츠CL 한대, 그리고 포르쉐 파나메라S, 그리고 포르쉐 카이엔이었는데 포르쉐 카이엔을 
팔고 벤틀리를 한대 더 샀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런데 여자분의 차인 BMW740i를 가끔 빌려 타기도 하니 네대중에 
하나를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골라타는 재미가 있다는군요.
가격은 아시겠지만 차값만 대당 1억5천에서 2억7천정도 합니다. 그러니 다른 내용들은 대충 짐작이 가시죠?
그런다고 뭐 행복하겠냐는 생각을 하시면 비겁한겁니다ㅋ. 저여자분 엄청 행복해 보입니다. 아이와 함께 패션쇼하듯이 
여기저기 다니며 비싸고 맛있는 음식 먹고 사진찍어 올리고 명품가방에 명품구두에 화려한 장신구에....
아주 아주 행복하게 잘 살고 계신분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행복하시길 빌어요^^;;
혹시라도 불펌했다고 저고소하지 마세요. 저 돈없어요 ㅠㅠ


일본영화 '스키야키'를 보면 한 감옥에 있는 다섯죄수가 나옵니다.
다섯죄수는 감방안에서 해마다 겨울이 되면 내기를 합니다. 내용은 누가누가 옛날에 먹은 음식이야기를 맛있게 이야기
하나입니다. 감옥에 오기전 사회에서 먹어본 음식과 사연을 얘기해서 듣는중에 누군가가 침을 꼴깍하고 삼키면 1점이 
되는겁니다. 그렇게해서 제일 많이 동료들의 침을 꼴깍하고 삼키게 한 사람에게는 곧 나오게 될 설날 도시락 특식중 
제일 맘에 드는 반찬 하나를 우승자에게 상납하는 그런 재미있는 내기입니다. 약간 정서가 다르다보니 그렇게 땡기는 
음식이 나오지는 않습니다만 그럭저럭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결국 우승은 스키야키를 해먹은 
죄수분이 차지하셨습니다ㅋ. 일본영화는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이 많습니다. 사실 억지스럽다는건 한국인인 저의 생각
이지만 어쨌든 그런 일본인들의 이해안가는 생경한 설정들이 때론 더욱 재미있는 웃음의 코드가 되죠. 회색빛 담벼락 
사각의 방에서 몇년이고 기약없이 갖혀 살아야 하는 죄수들이지만 먹고 싶은 음식얘기를 할때만큼은 얼마나 행복한 
얼굴인지 모릅니다. 침을 꼴깍꼴깍 삼켜가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죄수들은 말이 안되는 얘기지만 무척이나 행복해 
보입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희 식구들도 밤에 이불깔고 누워서 제일 많이 하는 얘기가 지금 제일 먹고 싶은 음식
얘기하기 놀이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지를 바랍니다.
한참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나중에 행복해지고 싶어서라고들 합니다. 돈을 열심히 
버는것도, 아이들 쥐어 패서라도 돈들여 학원보내고 공부시키는것도, 하루에도 몇시간씩 헬스클럽에서 더 멋지게 
보이겠다고 죽어라 운동해서 뱃가죽에다 금긋기하는것도 다 행복해지기 위해서입니다. 당연하죠. 누가 불행해지고 
싶어 살겠습니까. 종교인들이 기도하는 이유도 결국은 자기힘으로 행복해지기가 어려우니까 니가 좀 도와주세요 
하고 기도하는거 아니겠어요? 그러고보니 새삼 행복을 찾는것은 참 소중한거군요. 그래서 가끔 내가 어떻게 되어야 
혹은 내주변의 무엇이 변하거나 문제가 해결되어야 나는 비로소 행복하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돈을 좀 더 많이 벌면...좀 안아프면...좀 부양가족님들이 말을 잘들었으면...좀 더 내가 그럴듯해 보였으면.....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가끔 살아가다 그런 저의 좀타령중 하나가 어쩌다 완전히 깔끔히 해결이 되어봐도 저는 여전히 
다른 그무언가에 의해 좀먹히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결국 좀타령은 끝이 없습니다.


윌 스미스가 연기자로써 인정을 받게 된 계기가 되었던 '행복을 찾아서'라는 영화는 제기준으론 상당히 비위가 안맞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물론 재미는 있습니다. 눈물도 나고 웃음도 터지고 해피엔딩이기까지하고 게다가 실화라고 하니 
사람들이 참 좋아라합니다. 주인공인 흑인 크리스 가드너는 전재산을 털어 골밀도 검사의료기기를 집에 잔뜩 들여
놓습니다. 영업사원인 그는 마진이 좋아서 곧 부자가 될거라고 자신만만해 하는데 기계가 너무 비싸고 병원에 꼭 
있어야 되는것도 아니기에 잘팔리지 않아서 살림이 어렵게 됩니다. 그래서 방세도 밀리게 되고 각종 세금도 밀리자 
모든 불행의 시작이 그렇듯 아내가 집을 나가 버립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에혀....아줌마들 집 좀 나가지마세요!!!!
하여간 그렇게 어린아들과 길거리에 나앉은 크리스는 눈물나게 슬픈 우여곡절을 겪으며 의료기기를 팔아보겠다고 
전전하는데 어느날 빨간스포츠카에서 내리는 멋지게 양복을 빼입은 사람을 보고서 그에게 슬쩍 물어봅니다.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행복해질 수 있냐고...그사람은 자신은 주식중개인인데 아주 수입이 짭짤하다고 얘기해줍니다. 
그래서 대학도 안나왔고 주식에 대해 아는것도 없으면서 크리스는 다짜고짜 증권회사를 찾아가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전설을 몸으로 입증하며 인턴사원이 되고 결국은 수십명중에 달랑 한명 뽑는 높은 경쟁율을 뚫고 정사원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크리스 가드너는 지금 어느유명회사의 CEO가 되었답니다. 뭐 열심히 행복을 찾아서 살다보면 어쩌면 
시작은 작은 행복일지 모르지만 하여간 그파랑새를 잡을 수 있다....는 그런류의 영화입니다. 영화속에서 상당히 
인간적이고 가슴에 새기고 싶은, 주먹을 불끈불끈 쥐게되는 그런 몇몇 장면들이 사람들에게 회자됩니다만 저에게 
기억나는 부분은 당연히 그런것이 아니었습니다.


'행복을 찾아서'라는 영화의 원제는 'The Pursuit of Happyness'입니다. 뭔가 이상하죠?
주인공 윌 스미스는 돈이 별루 없는 관계로 아이를 차이나타운의 허름한 어린이집에 맡깁니다. 그런데 어느날 그곳에 
아이를 맡기고 나오다가 어린이집 벽에다가 페인트로 'Happyness'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 중국인을 만나게 됩니다. 
윌 스미스는 이런 한심한 곳에 아이를 맡기는 자신이 화가 난다는듯 중국인에게 소리칩니다. 
"Happyness는 Y가 아니라 I 라구요....!" 
원래 행복이란 단어는 Happiness 자나요. 잘못 썼다고 소리지르는 장면을 찍고서는 그잘못 쓴 단어를 결국 제목으로 
결정한 감독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재미있는 감독이죠? 감독과 대화를 나눠보지도 못했고 어디선가 그이유를 적은 
글도 못봤습니다만 참 새로웠습니다. 저에겐 그말이 "행복이란 Y(Why 무엇때문에)가 아니고 I(나에게 달렸다)라구요" 
하는것으로 들렸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은 결국 바보들의 행진처럼 Y로 세상에 드러납니다. 나의 행복은 진짜 
'나'에게 달린것이 아니라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별책부록같은 내그림자들에 의해 결정되어지는것 같은 느낌입니다.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2위까지 올랐을때, 그리고 결국 1위를 해보지 못하고 하향곡선을 타게 되었을때 
덩달아 회자된 노래가 있었으니 그노래가 바로 일본의 '스키야키'라는 노래였습니다. 1963년 사카모토 큐가 부른 
이노래는 빌보드에서 아시아곡 최초로 1위에 등극했습니다. 그것도 3주연속. 바로 그노래가 영화 스키야키 영화속에 
주제가처럼 흐릅니다. 그런데 제목을 스키야키로 붙인것은 당신 미국인들이 즐겨먹던 일본음식인 스키야키를 곡명에 
붙임으로써 미국인들의 입안에 혀처럼 달달하게 불려질 수 있도록 상술을 발휘한것이라는 겁니다. 노래가사에는 전혀 
음식얘기나 스키야키 얘기가 나오지도 않습니다. 우습기도 하지만 무서운 얘기죠? 
세상사람들의 '행복'은 이렇게 말도 안되는 거짓으로 잔뜩 포장해 놓은 당위정 종합쓰레기선물세트 같은것입니다. 
그래서 좋은차, 좋은가방, 좋은구두, 좋은옷 그리고 좋은집 그런것들을 달달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최면에 빠진듯 
마구마구 차지하여 밑빠진 독에 채워넣으려 합니다. 물론 더 불행한 사람은 저처럼 말만 행복은 그런게 아니지 그러구선 
속으론 침 질질 흘리는, 말로는 참행복은 하늘위에 예비된 것이라네~하는 그런 사람이죠.


하지만 제가 아프고 힘든건 사실 갖고 싶은게 너무 너무 많은데 소유할 수가 없어서인건 아닙니다.
김성수목사님 말씀 덕분에 아주 쬐끔 진일보했어요. 지금은 뭐랄까...하고 싶은것도 없고 되고 싶은것도 없고 갖고 
싶은것도 없고 보고싶은 사람도 없고...그래서 이세상 살아가는게 너무 재미가 없어서 우울합니다. 그런 단계입니다. 
어차피 주님 부르시는 날까지 열심히 살아야되는데 제가 좀 많이 부족하다보니 무기력 증상도 좀 나타나고 있고.....
그래서 아무 재미가 없습니다. 혹자들은 이런저를 우울증이라고도 하던데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하여간 요즘 
정말 아무런 재미가 없습니다. 너무 땅을 바라보며 살아 오다가 이제 땅을 어설프게 부정하니 눈에 뵈는게 없어서 
그런가 봅니다. 스마트폰 보느라고 고개숙이고 굽실거리느라 고개숙이고 세상에 기죽어서 고개숙이고 그렇게 살다보니 
정말 고개숙인 남자가 되어가고 있어 쪼금 서럽기도 하고....외롭기도 하고....그렇습니다.ㅠㅠ 

 

저희 어머니식 표현을 빌자면 노래는 정말 개떡같습니다만 스키야키로 불리우며 빌보드 1위에 올랐었던 
그노래의 일본에서의 원제목은 '위를 보고 걷자'입니다.
"위를 보며 걷자, 눈물이 흘러 떨어지지 않도록
떠오르네 봄날이, 혼자였던 밤이....
위를 보며 걷자, 눈물에 흐려진 별을 세며 
떠오르네 여름날이, 혼자였던 밤이....
행복은 구름 위에 행복은 하늘 위에..."
저사람들 의미로 그게 그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우리에겐 참 복음적입니다.


늦은 밤....조용히 저에게 묻습니다.
"....행복하니.....?"  저는 너무 늦지않게...담담히 대답해줍니다.
"아니...나....너무 불행해......"
그런데 그렇게 대답하는 저에게 문득 그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너...나중에 하늘나라에 가면 행복할거라면서?....행복할건데 지금은 불행하다는게 무슨말이니?"
저의 질문에 놀란 저는 순간 당황했습니다. 그래, 행복할 사람이 지금 불행하다는건 말이 안되는걸까.....
하지만 저는 다시 저에게 얘기해주었습니다.
"행복할 사람이지만....나 지금 솔직히 행복한 사람은 아니야...그래서 슬퍼. 역시 나로는 안되는건가봐..."


요즘은 계속 조동진의 '행복한 사람'이란 노래가 입가에 맴돕니다.
울고 있나요....당신은 울고 있나요....
아...그러나...당신은 행복한 사람....


행복할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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