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이렇게 어려울 줄은…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같이 메지 말란 말이
어떤 의미인지…
상대방의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한방향으로 열심히 힘을 합해 달려가던 이가
어느 순간 갑자기 어 이게 아닌가벼 하고
반대방향으로 내달리기 시작할 때의 당혹감이
얼마나 클지…
내가 양보할 때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하고
내가 져주면 더 많이 물어 뜯고 착취하는 듯 여겨져
반발하고 후회하고 반복된 용납과 용서의 과정에서
그 모든 것이 용서가 아니라 벼르는 것임을
사랑이 아닌 조작하려는 욕구임을
나는 사랑할 수 없는 인간임을
나는 용서할 수 없는 인간임을
천국의 맛을 느꼈다고 생각했던 순간이 착각이었음을
섭씨 2000도 이상으로 끓는 용광로의 쇳물이 튕기는 작은 방울이 살에 닿아 소스라칠 때
한없이 무력해지는 자신의 실체를 인정하도록 이끄시는 것이
이 세상에서 지옥을 맛보고 오직 은혜만을 붙들도록 하시는 세심한 배려임을
생명의 향기이든 사망의 냄새이든
이제 더 이상은 감추고 위장할 수 없습니다.
지옥의 맛을 보며 중얼거리곤 했었습니다.
하나님 그러시지 마시지…
더 강력해진 맛에 대해 이렇게 반응하는 자신이 참 낯설게 느껴집니다.
제가 뭐라고… 이렇게 까지…
아…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