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 메인 로그인 | 회원가입 |  사이트맵 |  5 (회원 0)  

Home >  나눔터 >  퍼온 글들

 
작성일 : 13-09-30 11:58
   "빚" 과 "빛"
 글쓴이 : njsmyrna
    조회 : 14,013  


< 서울 조규만님의 고백입니다 >


영화감독이 꿈이었습니다. 
영화감독은 라이센스가 필요없습니다. 그래서 게나 고동이나 할 수 있는 직업이죠.
하지만 영화감독이란 일은 천재의 영역입니다. 그래서 개나 소나 달려들어 덤벼보기는 하지만 그들중 대부분은 패가망신

하고 아주 극소수의 감독만이 인정을 받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기에 대부분이 망합니다. 또 영화예술은 예술이라고 하기엔 너무 큰 비즈니스입니다. 
돈만 있으면 아무나 할 수는 있지만 기획능력이나 기발한 수완이 없으면 절대 성공할 수가 없기 때문이죠. 
작품성이 있다고 아무리 박박 우겨대도 흥행에 실패한다면 다음 작품의 기회는 어지간해서는 어렵습니다.
흥행에 실패한 영화에게 작품성 평가는 사치일뿐입니다.


대학에 다니면서 영화공부를 하고 틈틈이 조감독생활을 했습니다. 아주 대단한 감독님 밑에서 일할 기회는 없었지만 당시 

저의 교만함이 극에 달해 어차피 누구에게서도 배울것은 없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도 현장감을 배워야겠다 싶어 어렵게 세분의 감독님 밑에서 싸구려 영화들을 만드는 조감독 생활을 한것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일을 부려먹고 정말 돈은 정말 한푼도 안주더군요. 그바닥이 그렇습니다. 그래도 참 행복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었으니까요. 그러다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그녀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면 결혼할 생각이 없다더군요. 
그래서 일단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그리고는 돈을 모았습니다. 이천만원 정도를 모았습니다. 이십년전이네요. 
그리고는 대출을 여기저기서 받아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사실 영화라기 보다는 일종의 세미포르노입니다. 
당시 극장용 영화가 아닌 비디오영화들이 태동하기 시작했었는데 대부분이 아니라 거의 전부 벗는 영화였습니다. 
그게 돈이 좀 됐습니다. 그래서 저도 돈을 벌 목적으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영화계에 아는분들에게 후개런티를 드리는 

조건으로 섭외를 해서 개봉영화가 아닌 비디오용 영화를 만든것입니다.


감독은 함께 영화감독을 꿈꾸던 친구에게 맡겼습니다. 촬영은 '뽕'과 '혼자도는 바람개비'등을 촬영하신 이승언감독님, 조명은 

'깊고 푸른밤'으로 대종상을 받으신 김동호감독님, 편집에는 '물레야 물레야'를 비롯해서 당시 최고라 일컫어지던 이경자

여사님을 모셨습니다. 배우는 물론 유명하지않지만 나름 그바닥에서 열심이신 분들로 모셨습니다. 

몇천만원짜리 영화지만 나름 알찬 시나리오에 알찬 스텝으로 성공은 확실했습니다.
당시 분위기로 전국기준 만장이 나가면 성공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그이상 팔리게 된다면 일종의 대박인셈이죠.


한참 영화를 준비중일때 아주 친한 교회 선배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영화찍는거 준비 잘되냐며 아끼는 학교후배 하나 보낼테니 

만나봐 달라는것이었습니다. 영화배우가 꿈인데 어지간하면 제영화에 좀 출연시켜 달라고 하더구요. 

그래서 날잡아 만났습니다.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보니 너무 착하고 성실한 크리스챤이었습니다.
그친구는 어떤 작품이던 공부하는셈 치고 열심히 하겠다며 부디 출연시켜달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그친구에게 다음을 

기약하자고 했습니다. 영화가 워낙 벗는 영화인지라 연습삼아 출연한다고 해도 착하디 착한 그친구에겐 좀 아니다 싶었거든요. 

그친구도 이내 제뜻을 이해하고 다음 영화에 좋은 역할로 꼭 함께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영화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촬영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그리고 막 출시를 하려고 하는데 전체적으로 도움을 주시던 분이 

그러시더군요. 몇개월만 있으면 여름방학인데 비디오시장은 여름방학이 대박이 아니냐, 그러니 좀 기다렸다가 출시를 하자고 

말입니다. 맞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러자고 했습니다. 시간만 지나면 몇배로 뻥튀기가 될것이고 요렇게 서너번만 반복하면 

내영화를 찍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참 쉬워 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청천벽력같은 뉴스가 나왔습니다. 정부가 '금융실명제'를 갑작스럽게 시행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전국의 대형배급업자들이 잠적하면서 일순간 배급시장이 마비가 되어 저의 영화는 시장에 제대로 풀어보지도 못하고 망했습니다. 

쫄딱 망한거죠. 수천만원의 빚이 남았는데 저에게 남은돈은 백만원짜리 수표 두장뿐이었습니다.
그날이후 지금까지 빚이라는 친구와 함께 동거하며 살고 있습니다. 빚을 갚고 돈을 더 모아야했기에 잠깐 다닐려고 했던 회사도 

오래다니게 됬습니다. 물론 영화와의 인연은 거기에서 끝이 났습니다.


그렇게 이러구러 살아가다 어느날 TV를 틀어보니 한 젊은 남자배우 때문에 세상이 온통 난리가 났습니다.
자세히보니 전에 저에게 출연시켜달라고 사정하던 그친구입니다. 솔직히 반갑다기 보다는 좀 황당했습니다.
그친구는 말그대로 벼락스타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친구가 '차ㅇㅇ'였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어쩜 그렇게 너는 재수가 없냐고 비웃었습니다. 그때 차ㅇㅇ를 출연시켰으면 지금이라도 비디오영화는 대박이 

났을텐데 하며 놀리더군요. 아닌게 아니라 당시 차ㅇㅇ의 인기 정도라면 제비디오도 만장이 아니라 십만장도 나갔을겁니다. 

차ㅇㅇ의 베드신이 듬뿍 있었을테니 말입니다. 그럼 저는 대박이 났을테고 어쩌면 영화감독의 꿈도 이루어졌겠죠.


그런데 그때 만약 차ㅇㅇ가 제싸구려 비디오영화에 나왔었다면 그래도 그가 풋풋한 드라마의 왕자로 등장할 수 있었을까요?
그때나 지금이나 저의 망함과 차ㅇㅇ의 흥함을 생각하며 하나님의 일하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봅니다.
두사랑하는 아들에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이 어찌 그리 놀랍도록 오묘한지요. 
차ㅇㅇ같은 그릇에게는 그만이 할 수있는 그런 좋은 일들로 일하도록 하나님이 만드신것같습니다. 
화려하고 죄악이 넘치는 그세계에서 차ㅇㅇ같이 빛나게 하나님의 아들로 살아가기란 그렇게 쉬운일만은 아닙니다. 
그리고 저같은 그릇에게는 또 저에게 맞는 좋은일들로 함께 해주신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 영화감독이 되어 차ㅇㅇ같은 좋은 

역할을 할 능력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때 그렇게 일찍 저를 망하게 해주신것 같습니다.
빚이 빚을 만드는 어려움속에서 어떻게든 꾸역꾸역 잘 살아가기란 역시 그렇게 쉬운일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친구는 방송에서 천사표 스타가 되어 '빛'을 발하고 저는 세상에서 온통 하는것마다 

실패하는 '빚'을 만들며 살게 되었지만 저에게 족한 은혜를 베풀어주시고 늘 함께하시며 이끌어주시는 주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아름다운 시월의 첫날......
제생일입니다 ^^;;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니 감사할뿐입니다.
평생 이모저모로 빚진자되어 살 수 밖에 없는 저이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아주 쪼금 빛이 나는 아들이 되도록 열심히 살아야 

되겠습니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체인질링'이라는 영화에서 아들을 잃어버리고 황당한 상황에 놓인 안젤리나 졸리에게 영화속에서 목사님이신 존 말코비치가 

하는 얘기가 늘 제마음속에서 울립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저에게 48년간 함께 해주시고 계십니다.


"God works in mysterious ways"
하나님은 우리가 알 수 없는 놀라운 방법으로 일하십니다




 
   
 

모임소개  |  로그인 
Copyright ⓒ 2023 뉴저지 교회 NJ Church, All rights reserved. Comment to nj.smyrna@gmail.com (T)201-658-3767